결국 아침에 잤다. 아들내미

밤에 
좀 더 격렬한 진통을 느낀 기억이 있는데
그게 꿈이었는지 진짜였는지 가물가물하다.

꿈도 꾸긴 한 것 같다.
어떤 카리스마 넘치는 유색인종 간호사가
분만을 코치하는...

두 시쯤 깨서 못 자다가
남편이 다섯 시 반에 출근하고 나서
그냥 포기하고 일어나서

대량으로 구워둔 머핀과 치즈빵으로 아침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수박도 조금 먹고

핏물 빼던 사골 끓이기 시작했다.
일단 한 번 잠깐 끓여서 헹궈주고
이제는 푹 끓이는 중.

예전 사골국물로 미역국도 끓였다.
아직 하나 더 남았다.
마저 다 먹어줘야지. 그래야 새로 끓이는거 얼릴 공간이 생기지...

사골 꺼내면서 냉동고를 보니
아직도 쇠고기가 많더라.
좀 더 열심히 먹어야겠다.
과연 이번 가을에도 소 공구할지는 모르겠다.


인터넷으로 남의 출산후기 보다가
아홉 시 되기 좀 전에 드디어 피로가 몰려와
다시 잤다.

진통이 간혹 있기는 했지만 견딜만 했다.
간밤에는 막 심장도 뛰고 그래서 잘 수가 없었는데
피곤해서 그랬는지 이번엔 잘 잤다.

근데 꼭 화장실 가려고 마음 먹으면 케일리가 내 위에 앉는다.


페이스북에서
우리 아들내미와 이름이 같은 친구의 고양이를 사진으로 봤다.
...역시 검은 냥이더라.
...아니 이 친구들도 검은 냥이 키우는 건 알고 있었는데
걔 이름이 이건 줄은 몰랐어...
기분이 묘하네.


정오가 되니까 배가 고파져서 일어났다.
미역국을 데워서 김치랑 먹고 있다.

핏빗 상으로는 잔 시간이 총 다섯 시간도 안 되지만
뭐 요즘 거의 늘 그 정도밖에 못 자서
그냥 그런갑다 한다.

좀비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 거지...


잠을 못 자겠다. 아들내미

겨우 두 시 반이냐...
머리도 몸도 피곤한데
잠을 못 자겠다.

진통이 간혹 느껴지긴 하지만 아직 무슨 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마음이 잔뜩 지멋대로 들뜬 것 같다.

사골 물에다 담가만 놨는데.

아직 준비할 게 많이 남았는데.

때가 되면 어련히 나올 태고 아니면 유도분만할 건데
왜 이렇게 빨리 나오길 기대하는지 원.

근데 뭐 덕분에 출산에 대한 두려움도 지금은 그냥 될 대로 돼라...


38주 아들내미

앱 하나는 스파게티 스쿼시, 하나는 근대 다발, 하나는 리크 다발. 뭐 이제 와서는 별로 재미있지도 않다.

26주 때 엄마의 체중과 임신 후기의 체중증가율과 엄마의 키 등을 따져서 아기의 체중을 추정하는 것에 대한 기사가 r/BabyBump에 올라왔길래 해봤다.
http://www.webmd.com/baby/news/20020926/you-can-predict-your-newborns-weight#2

15년 전 기사더라만은.

유도분만일에 나오면 3.6킬로가 넘는대서 기함했고, 초음파 상으로 약 3킬로 추정했던 36주에는 얼마래나 계산해보니 약 3.4킬로 나오길래 좀 미심쩍었는데,
실제 논문(http://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02937802714853?via%3Dihub) 찾아본 누가 동양인은 291그람을 빼래서 그거 적용하니까 좀 낫네. 뭐 얼마나 정확할지는 모르는 거지만.

뭐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지. 그저 얼른 나오렴.

화요일과 수요일 사이의 밤에는 진통으로 추정되는, 지금까지 느꼈던 배뭉침보다 길게 지속되고 강도가 더 세며 범위가 더 큰 무언가를 느껴서 잠을 잘 수가 없어 결국 새벽 네 시까지 일했다. 사실 더 일할 수도 있었는데, 이나라가 우는 소리에 남편이 잠을 깼고, 내가 옆에 없어서 놀라 내려왔길래, 그 때는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아 올라와서 잤다. 진통 같은 걸 느꼈다니까 남편은 자기 출근하지 말까 그랬는데 나는 이거 아직 시작한 거 아니라고 안심시켰다. 게다가 난 이 날 오후에 중요한 미팅이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애기가 아직 나오면 안 되는 입장...

아무튼 그래서 자고, 남편은 다섯 시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난 계속 자서 아홉 시쯤 일어났다. 요즘 잠을 다섯 시간 정도밖에 못 잔다. 지금도, 수요일 밤 열 시쯤 자서 새벽 세 시쯤 눈을 떴다. 뭐 그 사이에도 거의 두 시간마다 화장실 가느라 깼지만. 그리고 낮잠이 필수다. 뭐 아기 나오면 더 쪼개서 자게 될 테니 그거 준비하는 셈이라 치자.

아침을 먹고 일 좀 하다가 약속 시간이 다가와 외출 준비를 했다. MF가 데리러 왔다. 내 배 나온 모양을 보고 애 나올 때가 가까워진 게 보인다고 했다. 정확하게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아마 배가 좀 더 내려가 보인다고 한 듯?
아무튼, 나는 간밤에 진통을 처음으로 느낀 얘길 했다. 월요일에 병원 갔을 따 초음파 기사랑 간호사가 진통 느끼냐고 물었을 때는 아니라고 말하면서 이제 느껴야 하는 건가...하고 좀 걱정했는데, 딱 38주 되니까 느끼네. 아무튼 같이 기뻐해줬다.

미팅은 대충 잘된 것 같다. 결과가 좋으면 앞으로 더 많은 번역거리를 맡게 될 기회가 열리는 건데, 뭐 사실 잘 안 되어도 딱히 아쉽지는 않지만 된다면 산후조리 후에도 일거리가 들어올 확률을 높이겠지.

딱 지금 맡은 것만 보내고 나면 쉬려고 하는 이 타이밍에 왜 이리 새로운 회사에서 연락이 쏟아져들어오는지. 그 중에는 꽤 구미가 당기는 회사들도 있었지만 살포시 무시 중.
그리고 제법 짭짤한 일거리도. 유도일 전에 해보낼 수 있는 거지만 눈 딱 감고 거절했다. 얼른 아기 맞을 준비를 끝내야지.

미팅은 시립 도서관에서 했는데, 끝나고 옆의 우체국에 갔다가 돌아와서 뜨개질을 조금 하고 (수년 전에 star stitch 연습용으로 시작했다가 방치했던 물건인데 이제 한 스무 줄만 더 뜨고 테두리 뜨면 끝난다. 아기 오기 전에 완성하면 좋겠는데...) 폰으로 게임도 하면서 남편을 기다렸다.

남편이 퇴근하면서 나 데리러 오고, 저녁거리로 닭날개 튀김 사서 집에 갔다. 닭날개는 평소에는 열 개 먹었었는데 이번에는 일곱 개까지밖에 못 먹었다. 요즘 식욕도 줄고 위에 자리가 없어서 그런가 많이 못 먹는다.

저녁 식사 후에는 아침 식사용으로 먹는 저탄수 머핀과 치즈빵을 굽고 수박을 잘라서 통에 넣었다. 그리고 사골 국물을 내기 위해 냉동고를 뒤져서 소뼈를 꺼냈는데... 한 번 더 할 분량을 남겨 놓았다.

아기 옷도 마지막 분량을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 신생아 사이즈는 선물 받은 것 몇 개밖에 없고, 6-12개월을 커버하는 옷이 제일 많다. 새로 산 옷은 6-9개월이 제일 많고, 물려받거나 가라지 세일에서 산 헌 옷은 12개월이 제일 많은 듯. 0-3개월은 어차피 더워서 옷 별로 안 입힐 계획이라... 그래도 선물받은 게 제법 있고.

이제 마저 크기별로 정리하고 크립을 세팅해야지~
정작 사용은 몇 개월 뒤에나 할 거지만 아기 방의 센터피스가 크립 아니겠어.

앉는 것도 서 있는 것도 눕는 것도 불편해서 짐볼에 엎드려 기대기도 했다.

수요일과 목요일 사이의 밤에는 진통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잤다. 대신 거의 한두시간마다 꼬박 꼬박 화장실 가줘야 했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도 꽤 고역인데. ㅠㅠ

젖꼭지에는 유즙이 새서 말라붙곤 한다. 슬슬 패드를 차야 하나. BBB에서 쿠폰 사용해 수유 브라 하나 비싼 걸 주문했는데 마음에 들기는 한다. 나중에 사이즈 변화 없으면 같은 거 하나 더 주문하지 뭐. 그리고 밤에 자면서 편하게 입을 건 아마존에서 싼 거 대량 주문할 생각이다.

화농성 한선염도 다시 왕성해져서 겨드랑이에서 악취가 난다. ㅠㅠ 왜 다시 돌아왔니.

자 자 힘내자!
이제 일주일이면 엄마가 된다.
얼른 만나고 싶다.

이게 진통인가? 아들내미

자려고 누웠는데...
지금까지 느끼던 배뭉침과는 좀 다른 센세이션이 시작됐다.
숨 쉬기가 약간 힘들 정도로 조여오는 듯한... 지속 시간도 좀 더 길고...

잘 수가 없어서 다시 컴 켜고 한 시간 일하다 멈춘 것 같아서 다시 지금 침대에 누웠다. 근데 이젠 애가 딸꾹질을 하는 듯...

엄마 이틀만 더 일할게. 얌전히 기다려주렴.
그 다음에는 얼른 나와주면 고맙지!

뭐 워낙 prodromal labor가 오래 가는 얘기를 많이 읽어서
설령 진짜로 시작되었대도 아직 시간은 좀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뭐 또 간혹가다 진행이 무진장 빠른 사람들도 있긴 하니까...

하지만 내가 그런 축에 들 가능성은 적겠지.
엄마도 나 힘들게 낳았댔고.

자 다시 자자.

지루함의 힘: 평범함이 비범함이 되는 법 감상


한국 예능 섭레딧에 올라왔길래
요즘 유튜브에서 15분 이상 긴 영상은 거의 안 보는데
이건 저녁 먹으면서 느긋하게 봤다.

Affordable fantasy라. 그럴 듯한지도.
곧 아기가 나와서 생활이 완전히 바뀌면 더 멀어지는 판타지가 되겠지만.
전원 생활에 대한 낭만 같은 걸 긁어 주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은 overwhelming하지 않게 적당히.
아 그리고 여행 갔다오면 늘 I need a vacation from my vacation이라고 투정하는 입장으로서 여행이 주는 스트레스에 대해선 공감 만빵.

화자가 나영석 - 이서진 - 이차익??? 순으로 점점 영어가 유창해지는 것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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