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글루는... 인사

한국에서 태어나 독일, 코스타리카, 멕시코를 거쳐 지금은 미국에서
남편과 아들과 고양이 두 마리와 동거하며
프리랜서로 한영/영한 번역 일을 하며
우울증, 제2형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 화농성 한선염을 앓고 있으며
저탄수화물 고지방식을 먹고
뜨개질/코바느질을 취미로 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모시는
한 여자 사람의 일기장입니다.

No!라고 말한다 아들내미

요즘 아들내미는 뼈 잡고 고기 뜯는 맛을 알아버린 것 같다.





돼지고기도 닭봉도. 새로 난 이빨 톡톡히 사용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전에 마트 갔을 때 딸기 앞으로 가서 그렇게 웃길래 사줬더니 너무 잘 먹는다. 자기가 다 먹고도 딸기가 아직 남아있으면 조각을 집어서 나한테 준다. 안 받아먹으면 떼를 쓴다.

떼를 쓸 때마다 너무 받아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근데 요즘은 어차피 시도 때도 없이 그냥 울고불고 난리를 치는 일이 많아서 원인을 아는 떼라면 차라리 들어줘서 조용히 시키고 싶은... ㅠㅠ

저번 열은 하루만에 떨어지고 그 뒤로 발진 같은 것도 없어서 정말 돌발진이었던 건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도서관에는 안 갔다. 정말 뭔가 있었던 것이라면 다른 애기들에게 옮겨서는 안 되지.

날도 추워서 집에 꽁꽁 틀어박혀 있어서 아들내미도 답답했던 건지도. 그래도 저녁 때면 아빠랑 같이 외출하곤 하는데.





금요일에는 그래도 날씨가 좀 풀려서 아기띠로 매고 자연관이랑 집 근처 놀이터에 갔다왔다. 이젠 아장아장 잘 걸어다녀서 요리조리 잘 움직인다. 근데 밖에서는 내려주면 무서워하면서 다시 안긴다.

밥 먹일 때, 먹여주는 건 거부하고 자기가 직접 먹으려고 한다. 그래서 No no no no! 하거나 세차게 고개를 흔들면서 거부 표시를 참 잘 한다. 한창 잘 먹다 갑자기 뱉거나 안 먹고 고집을 부리면 물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물을 향해 손짓하면 그나마 빨리 알아듣고 대령하지만 (요즘은 그냥 내 메밀차를 같이 나눠마신다. 자기 컵은 줘도 안 쓰고 내 것만 맨날 뺏어마셔서...) 그렇지 않을 때는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야 겨우 줘서... 물도 말로 하면 좋을 텐데.

자는 모습이 특히 이쁘다. 일년 전 사진을 보면 얘가 이랬었나 싶다. 지금의 모습이 더 이쁘다.

기저귀 갈 때는 너무 저항해서 힘들다. 사이즈 3 기저귀가 몇 개 안 남았다. 아마 내일쯤 다음 사이즈 개시할 듯하다.

우리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귀염둥이. 엄마아빠는 사랑스러워서 그래도 좋다고 헤실거린다. 오구오구 내 새끼.

돌발진? 아들내미

어제 저녁 때 F가족의 집에서 모였다.
다섯 시에 모여서 팟럭으로 (우린 미트볼과 비엔나 소시지 오븐에 구워 바베큐 소스 묻힌 것과 브라질 치즈볼을 가져갔다) 저녁을 먹고 도란도란 앉았다. 아들내미는 이 집 거실 천장에 팬이 달린 것을 보고 너무 좋아했고, 고양이들을 쫓아다니기 바빴다.
나는 앉고 나서는 그대로 곯아떨어져서 무슨 얘기 했는지 하나도 못 들었다. 주중에 잠이 부족해서 주말에 아무리 자도 모자란 모양이다. 깬 것도 아들내미가 보채서 깼다. 결국 양해를 구하고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BH가 치즈볼 코스트코에서 산 거냐고 묻길래 직접 만든 거라고 하니까 놀라고, MF도 맛있다고 좋아해서 (우린 탄수화물 함량이 높아서 어차피 못 먹으니까) 남은 빵 다 남기고 오고 레시피 단체 이메일로 보내줬다.
집에 오니까 아직 7시도 안 됐더라. 그런데 왜 그렇게 피곤한지. 아들내미 재울 준비 하는데 몸이 뜨끈뜨끈하더라. 그래서 타이레놀 먹이고 재웠다.

새벽 3시에 아들내미가 마구 울부짖었다. 귀 체온계로 재니 103.6도(섭씨로 39.8도)였다. 남편이 미지근한 물로 샤워시켜주니까 진정했다. 모트린 먹이고 다시 잤다.

아침에 깨서 보통 하듯이 부스터싯에 앉히고 먹이려고 하니 다 거부하고 칭얼대서 다시 침대에 누웠다. 체온은 100.2(섭씨로 37.9도)도. 결국 나도 덩달아서 그냥 같이 침대에서 잤다. 중간에 깨면 칭얼대는 거 토닥토닥해주고. 처음에는 푹 자면 나는 나대로 할 일 할 수 있겠거니 생각했는데 내가 없으면 깨서 또 울더라고. 덕분에 잠 보충은 제대로 한 것 같다. 중간 중간에 육아 단톡방에서 얘기하니 열만 있고 다른 증상이 없으면 돌발진인 것 같다고 했다. 어제 교회에서 널서리 가서 옮았거나, 저녁 때 F가족의 집에서..? 

남편이 평소보다 조금 늦게 퇴근했다. 아들내미는 깨어서 쌩쌩했다. 체온 재보니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돌발진인이 아닌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가 그나마 바쁘지 않을 때 아파서 다행이다.

몇 주 전에 아는 집 아기도 돌발진이 있었는데, 맞벌이 부부인데 전염성이라 데이케어에도 못 보내고 봐줄 사람을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었다. 결국 아기 엄마가 집에 남는 선택을 했던 것 같다. 그 때 참 안타까웠는데. 나도 우리 애 아플까 봐 선뜻 돕겠다고 나서지 못하고.

우리 집은 내가 집에서 애 볼 수 있는 상황이라 다행이긴 하다. 일도 사실 내가 마음 모질게 먹고 다 거절하면 덜 할 수도 있는 것이고. 물론 수입은 적어지지만. 사실 얼른 큰 집으로 이사해서 침대를 킹 사이즈로 바꾸고 싶다. 여태 퀸 사이즈에 만족하고 살았는데 아들내미가 사이에 끼니까 너무 불편하다. 큰 집 사려면 돈을 열심히 벌어야지.

아무튼. 아기가 아파서 우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때. 정말 무력해진다. 이번엔 별로 심각하지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지만, 항상 이렇지는 않겠지. 더욱 강해져야 한다.

요즘 견과류 Essen

바빠서 베이킹을 못하고 있다. 대신 견과류를 많이 먹는다.

생땅콩을 팬에 볶아먹는다. 아들내미는 땅콩보다는 그 속껍질을 좋아하더라.

BH가 페이스북에서 소개한 걸 응용해
말린 코코넛칩과 아몬드편에 소금과 무설탕 메이플시럽을 섞어서 오븐에 굽는다. 중간에 한번 뒤적여준다.

남편은 코코넛을 안 좋아해서 남편용으로 캐슈만 따로 해주기도 했다. 꽤 좋아한다.

혼자 애보면서 밥 잘 못 챙겨먹을 때 이걸 수시로 주워먹으니 꽤 괜찮다. 덕분에 코코넛이랑 아몬드도 장보러 나갈 때마다 잔뜩 사온다.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엔 에어프라이어를 살 계획이다. 비싸지만 좋다는 필립스로 살지 그냥 싸고 큰 걸 살지 고민 중이다. 일단 세일하는 거 봐서.



우리집의 잭잭 아들내미

인크레더블2가 나와서 블루레이로 봤다. 그냥 봐도 재밌었겠지만, 마침 육아를 하고 있는 입장이라 더 와닿았던 것 같다.



매일 빨래거리가 잔뜩 나와서 주말에 몰아 하는데 정신 없다.
바닥에 뭘 쏟기도 자주 쏟는다.



그러고는 자기가 치우겠다기라도 하는 양 쓰레받기와 빗자루를 들고 설친다. 물론 제대로 될 리가 없다. 크면 많이 도와주겠지.

다 돌리고 난 식기세척기의 아래칸에서 식기를 꺼내 나한테 건네주는 건 잘한다. 더러워진 걸 식기세척기에 채울 땐 못 다가오게 하지만.

밥은 잘 먹을 때도 있고 잘 안 먹을 때도 있다. 더러는 내가 한입 먹으면 그제서야 먹기도 하고, 바나나 같은 건 자기 한 입 먹고 나 줘서 내가 한 입 먹으면 도로 자기가 한 입 더 먹고 뭐 그런 식으로 번갈아 먹는 걸 좋아한다.

전에 비빔국수 먹였다가 밤에 크게 혼났는데, 오늘 김치찌개에서 두부랑 고기 조금 건져 줘봤는데 과연 오늘 밤은 어떨지.

전에 키가 딱 식탁보다 조금 밑이어서 식탁 아래에서 서 있을 수 있었는데, 어느 새 머리가 식탁 위로 올라왔다. 걷기도 제법 잘 걷는다. 악동뮤지션 음악 틀어주면 덩실덩실 춤을 춘다.

책은 여전히 자기가 보고 넘기지 내가 읽게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번 주 수요일에는 내가 잠이 부족해서 도서관에 안 갔다.
날도 추워져서 사실 밖에 나가기가 좀 그렇다.

눈이 왔다고 하니까 시부모님이랑 남캘리에 있는 친구가 아들내미의 눈에 대한 반응을 사진으로 보여달라고 닥달했는데, 아니 저기... 눈이 그렇게 많이 온 것도 아니고, 얘 장화나 장갑 같은 것도 없는데? 외출할 때 따뜻한 옷을 입히기는 하지만 딱히 눈을 만지기에 적절하진 않은 것 같은데...

내년 이맘때면 아들내미도 눈을 보고 신나할 수 있을까?

아까 기린 인형을 가지고 놀아서, 얼른 동물원에 데려가고 싶긴 했다. 동물은 정말 좋아하는데. 유튜브에서 마이클 잭슨 뮤직비디오를 보는데 블랙앤화이트에서 처음에 사자가 나와서 그것 보고도 웃더라.

매일매일 힘들기도 하지만,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행복하다. 우리집의 잭잭. 그저 건강하고 씩씩하게만 커다오.

덧.
깜박했는데, 아들내미가 리모컨을 가지고 놀면서 뭘 어떻게 누른 건지, 오디오 리시버의 설정이 이상하게 바뀌고 아무리 도로 바꿔놔도 다시 그 이상한 설정으로 되돌아갔다.
어차피 TV를 자주 사용하지 않으니까 며칠 그대로 뒀었는데, 인크레더블2 보려니까 이게 일부 대사가 안 들릴 정도네. 그래서 부랴부랴 인터넷에서 매뉴얼을 검색해 (그새 이 제품 단종되었더군) 초기화시키니까 그제서야 제대로 작동하더라.
아마 대부분의 애기들이 이렇겠지만 시아버지가 맨날 ‘날 많이 닮았군’ 하셔서 더, 얘가 뭘 만들거나 고치는 쪽에 흥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뭐 그건 꼭 시아버지가 아니라 나를 닮았다고도 볼 수 일는 거겠지만...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