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생활

저녁 먹기 전에 남편이랑 둘이 잠깐 쇼핑 나갔다. 치발기를 거의 종류별로 사들고 돌아오는 길. 우리 집으로 이어지는 골목에... 경찰차가 막고 있다? 경찰이 돌격소총을 들고 서 있다? 그냥 지나치고 다음 골목에서 집 쪽으로 들어섰다.

우리 동네 섭레딧엔 아무 것도 없었다. 페이스북에도. 경찰서 트위터를 보니 그 곳 어느 주택에 누가 총 들고 있어서 대치 상황이라며 가능한 한 피하라고. 몇몇 주민들은 대피시키고 있으며 나머지 사람들은 가급적 집에서 나오지 말라고.

그 골목에서 좀 더 들어가면 사는 SF가 남편한테 괜찮냐고 문자를 보냈다. 우리야 괜찮지만...

좀 있다 다시 트위터를 확인해보니 사람들이 구경나왔던 모양이다. 위험하니까 흩어지라고 했는데 disperse를 disburse라고 잘못 써서 그걸로 트집 잡는 트윗도 보이고.

지금은 자려고 누웠는데 또 확인해보니 아직도 대치 중이란다. 대체 무슨 상황인 건지...


얼마 전에는 우리 교회 교인 가족 중에서 총기 사고로 첫 돌 지난 여자 아이가 죽었다.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비극인 것만은 확실하다.




큰 차를 사다 생활

우리는 원래 현대 액센트랑 포드 토러스가 있었다. 액센트는 남편 출퇴근용, 토러스는 장보기용 내지 내가 나갈 일 있으면 사용하는 용도로 썼는데, 토러스가 자꾸 고장이 나고 바퀴도 갈 때가 돼서 이참에 좀 더 괜찮은 차를 살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몇 주 전 금요일, 남편이 퇴근하려는데 액센트가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아무리 해도 안 되어서 내가 아기 카시트에 태우고 토러스를 몰고 갔다. 
그런데 나중에 남편이 시아버지랑 같이 가서 보니까 멀쩡하게 잘 작동하더래. 집으로 다시 가져온 이후 시아버지가 살피셨는데 아무런 문제도 발견 못하셨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차를 산다면 좀 더 든든한 출퇴근용 차를 사고, 액센트는 내가 사용하는 것으로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근방 차들을 알아보는 데 적용한 기준은 두 가지. 연비가 좋을 것. 트렁크에 아기 유모차가 들어갈 수 있을 것. 

일단 혼다 시빅과 토요타 코롤라 정도로 대상을 좁혔고, 마침 집 근처 딜러쉽에 코롤라 한 대가 꽤 저렴하게 나왔길래 구경 갔다. 이제 16개월된 아기가 있다는 직원이 우리를 맞았다.

그 코롤라를 시승할 준비를 하는 동안, 같은 연식에 마일리지도 비슷하고 가격대도 비슷한 소나타가 있는데 그것도 보겠냐고 하길래 그러마고 했다. 그 차는 시승할 준비가 이미 되어 있어서, 그걸 먼저 타봤다. 나온지 일년밖에 안 된 차라 온갖 bells and whistles가 있었는데, 뭐 편하다는 건 알겠지만 정신없기도 했다. 토요타 코롤라도 결국 타봤는데, 계기판이 좀 다 아날로그한 것 빼고는 마찬가지. 

이 딜러쉽은 평생 보증이 있다는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일단은 차 쇼핑 첫날이니까 좀 더 둘러보고 오겠다고 했다. 그러자 어떤 차를 더 보려 하냐고 하길래, 나는 혼다 딜러쉽에 있는 (이 딜러쉽은 사실 기아차 전문이었다...) 시빅을 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남편은 CR-V를 보고 싶다는 말을 했다. 그러자 딜러는 자기네도 한 대 있다며 역시 보여줬다. 2015년식이었는데 가격은 방금 본 코롤라나 소나타의 거의 두 배. 뭐 사려면 살 수도 있겠지만 나는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시부모님이 CR-V를 타셔서 우리도 CR-V에 대해 좋은 인상이 있기는 했다. 아예 카시트 베이스를 하나 시부모님의 차에 설치해두고 시부모님과 외출할 때는 그걸로 다니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는 만약에 우리가 둘째를 가지게 된다면 그 때에나 사는 게 낫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남편은 지금까지 우리에겐 토러스가 탱크 역할을 했는데, 탱크는 탱크로 대체해야지 않겠냐며 차라리 CR-V를 지금 사자고 했다. 자기는 액센트로 출퇴근할 수 있고, 겨울에 눈이 온다거나 하면 CR-V를 몰겠다며. 

결국 설득 당했다. 내가 과연 운전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해 달러쉽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내가 시부모님의 CR-V를 운전했다. 처음엔 무서웠는데, 일단 시작하고 나니까 차체가 높은 거 외에는 별다를 게 없어보이더라. 다시 검색을 했다. 남편 출퇴근용이 아니라면 굳이 나온지 얼마 안 되는 차를 구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 좀 더 오래되고 마일리지도 좀 있는 차를 고려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러니 혼다 딜러쉽에 2011년식인데 아까 본 코롤라와 비슷한 가격의 CR-V가 있더라. 마일리지는 13만이나 되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시부모님께 아기를 맡기고 남편이랑 나만 둘이 갔다. 그 차는 바로 찾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며칠 전에 둘째 손자가 태어났다는, 어딘가 내 전 지도 교수님이 생각나는 인상의 딜러가 우리를 맞았다. 그리고 우리가 은행 대출을 받아 살 생각이라 하자 옆에 세워져 있던 2008년식이 9만6천 마일이라 좀 더 받기 쉬울 거라고 추천했다. 그리고 이 차의 전 주인이 원래 이 딜러쉽에서 이 차를 샀었고, 남편이랑 각자 CR-V를 한 대씩 몰았는데 남편이 죽어서 두 차를 다 트레이드인 하고 새 CR-V를 샀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일단 그 이야기를 들으니 뭔가 신뢰도가 상승한 게, 그 전 차 주인은 몇 년 동안 이 딜러쉽의 고정 고객이었다는 얘기니까. 그리고 Carfax를 보니 별 고장도 없었고 제 때 정비 잘 했고 사고는 길가다 노루를 치어서 경미한 외관 상의 보수만 한 정도였다. 

그런데 우리는 며칠 전에 우리 주거래 은행에서 차 대출 pre-approval을 받았는데 출시된지 7년 이하인 차만 대상이었다. 그래서 그 문제를 거론하니 딜러쉽에서 그런 비용 쪽을 맡은 사람이 자기가 우리 은행에 연락해서 알아보겠다고 하여 일단 필요한 서류를 작성했다. 그리고 얼마 뒤에 우리 신용 등급(Transunion)이 나왔는데, 며칠 전에 은행에서 받았던 것(Experian)보다 더 점수가 높았다. Equifax 일로 요즘 많이 불안했는데, 아직까진 아무 피해 없었던 모양이다. 이 차 대출 받고 나면 우리 둘 다 credit freeze할 생각이다. 아무튼 점수가 높으니까 거기 직원들이 참 신나 하더라. 

결국 우리 주거래 은행에서는 7년보다 오래된 차라 대출을 거부했고, 액센트를 대출해줬던 신용 조합에서는 상당히 높은 (우리 주거래 은행에서 7년 미만의 조건으로 제시했던 이자율보다 거의 3% 높은) 이자율을 제시했고, 다른 신용 조합에서 상당히 낮은 (주거래 은행의 조건부보다 0.15% 높은) 이자율을 제시했다고 하여, 우리는 그 신용 조합에서 대출받아서 차를 사기로... 일사천리에 진행이 되었다. 아직 차를 살 생각이 없었기에 수표책도 안 가져온 상태였는데, 다운 페이먼트는 다음 날 가져와도 된다고.

나중에 우리 주거래 은행에서 우리 preapproval 해준 사람이 나중에 어떻게 됐나 확인하려고 전화를 했는데, 우리가 차가 너무 오래돼서 거절당했다고 하자 자기한테 연락했다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었을 거라고 한다. 과연 어땠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설령 거기서 대출받았어도 이렇게 이자율이 낮았을까.

한편으로는, 우리 주거래 은행에서 처음에 7년 미만의 차를 살 경우 얼마의 이자율을 제시했는지를 딜러쉽에 얘기 안 했었으면 어떤 이자율을 받았을까 궁금하다. 만약에 더 낮은 이자율을 말했더라면 그보다 0.15% 높은 이자율을 제시했을까? 뭐 이미 다 끝난 지금에 와서는 이런 생각 해봤자 아무 소용 없겠지만. 

아무튼, 그 과정을 기다리는 동안 딜러랑 이런저런 잡담을 많이 했는데 (어차피 신용 조회 때문에 지금 집에 몇 년째 사는지, 지금 직장에 몇 년째 다니는지 등의 개인사가 다 나온 상황), 우리 둘 다 어려서부터 워낙 이리저리 옮겨다닌 탓에 성인이 되어 독립하고 대학교 나오고 나서는 쭈욱 캔자스에 짱박혀 있다고 하니까 자기도 어느 주에서 태어났지만 이 주 저 주 옮겨다니며 자란 탓에 성인이 되어서는 한 곳에 자리잡고 살고 있다며, 그런 환경 때문에 자기 성격이... 내향적(introverted)까지는 아니지만, 뭐라고 할까... 라고 하기에 내가 reserved(조심스러운/소극적인)?라고 하니까 맞다고, 뭔가 나서지 않고 거의 자신 없어하는 성격이 된 것 같다고 말하면서, 그래서 자기 자식에게는 그렇지 않은 유년시절을 주고 싶었다면서, 그래서 자기 딸은 굉장히 활발하고 자신감 넘치는 성격으로 자랐다고 말했다. ...우리 아들도 그렇게 되려나? 난 그저 이 동네에서 자라면 너무 Jayhawk 팬이 되는 걸 우려하고 있었는데.

여러 서류에 서명을 하고 딜러쉽을 나설 때는 거기 원래 영업 시간이 반 시간 지나 있었다. 전에 액센트 살 때도 그랬는데. 아무튼, 그렇게 갑자기 큰 차를 사서 남편이 몰고, 나는 토러스를 몰고, 집으로 왔다.

토러스는 딜러쉽에서 트레이드인 했으면 사백 불이었을 텐데, 그냥 교회에 주차시켜놓고 사진 찍어서 크레익스리스트에 올리자 바로 팔렸다. 천 불 불렀는데 860불로 깎아서. 산 사람은 좀 더 따뜻한 주에서 여기로 이사와 첫 겨울을 맞게 되는 사람이었는데, 냉난방이 제대로 작동하는지가 주 관심사였다. 그 사람도 남편 직장 근처에서 일한다기에, 남편이 출퇴근길 팁을 많이 알려줬다. 타이어 반드시 교체하라고 당부하며.

그렇게 졸지에 SUV를 몰게 되었다. ...이젠 시부모님과 외출할 때 우리 차 몰고 다닌다. 카시트랑 마주 보게 거울도 달아서 앞좌석에서도 아기를 볼 수가 있다!

이제 2주가 지났는데, 뭐... 적응은 잘 한 것 같다. 나야 운전하는 일이 그리 자주 있지 않지만. 


간만의 손님 초대 Essen

지난 화요일에는 오랜만에 집에 손님을 초대했다. 

메뉴는 수제 브랏부어스트.
전에 만들었던 위스콘신 레시피를 두 배로 했다. 우리끼리만 먹을 거였으면 그러지 않았을 건데, H가족과 RM을 초대하면서 양을 늘린 거다. 점심 먹고 시작했다.
거의 20파운드짜리 돼지 로스트를 잘라서 갈고, 그 중 약 8파운드를 사용했다. 나머지는 2파운드씩 소분해서 얼리고. 뼈랑 지방이 많은 부분은 덩어리로 모아서 다음날 풀드 포크 만들고.

재료의 양은 두 배였는데 만드는 데 드는 노동력은 체감상 네 배가 된 느낌이다. 일단 양이 많으니까 섞는 데 노력이 더 들고. 케이싱 채우는 것도. 나는 엄지 손가락이 말을 안 듣다 보니 sausage stuffer에 케이싱 끼우는 것도 잘 안 되더라. 그래도 시아버지랑 같이 분업해서 결국 브랏 40개를 만들었다. 

그릴에 구운 다음 낮은 온도로 켜놓은 오븐에 넣어 따뜻하게 유지시켰다.
원래 5시 반에 오라고 했는데 원래 약속 시간에 맨날 늦는 SH가 6시인줄 알았다며 늦게 와서. 어쨌거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일하느라 못 온 BH에게 주라고 브랏 4개도 싸서 보냈다. 

토요일에 H가족의 집에서 옥토버페스트 기념으로 브랏 구워먹기로 했는데, BH가 우리에게 돈을 주고 토요일날 먹을 브랏을 주문하는 건 어떨까 했었다. 그런데 이 40개 만들면서 너무 고생해서 그런 일은 없을 듯. 다음에 만들 땐 탈지분유를 생략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토요일에 H가족의 집에서 먹은 시판 브랏도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만든 브랏이 훨씬 더 맛있다. 안타깝게도 이젠 거의 다 먹었지만.

...하지만 사실, 얼마나 변질되었을지 모르는 내 기억 속의 어린 시절 독일에서 먹던 브랏과는 다른 맛이다.
그 맛을 어떻게 재현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앞으로 많이 연구하고 실험해봐야겠지.

근데 시아버지 가시고 나면 과연 내가 혼자 브랏을 만들지 모르겠다.
겨울에 친정 부모님 오시면 순대는 또 만들 것 같은데.



15주 아들내미

슬금 슬금 몸무게가 늘어서 이젠 15파운드는 넘은 것 같다.
손목 - 엄지손가락이 너무 아파서 종종 보호대를 한다. 그런데 보호대를 하고 있으면 답답해서 결국 벗어버리고 만다. 그럼 또 아프다. 왼손이 더 아파서 왼손만 보호대를 하고 오른손을 주로 쓰면 오른손이 또 아파져서 바꾸기도 한다. 
엄지손가락에 힘을 안 주려고 아기를 안는 방법을 바꾸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엄지를 쓰는 게 워낙 편하다보니...
덕분에 병 뚜껑 같은 것도 못 열어서 종종 남편이나 시부모님한테 부탁하곤 한다. 

이젠 손가락을 어느 정도 움직여서 뭘 쥐기도 한다. 아직 잘 하지는 못하지만. 바운서에 앉아 있거나 피아노짐에 누워 있으면서 위에 대롱대롱 달린 장난감을 손을 뻗어서 만지기도 한다. 그리고 대체로 손에 잡힌 것은 가능하다면 입으로 가져가려 한다. 

치발기 장난감들은 대부분 아직 너무 커서 도움이 못 되는 것 같아 구석에 치발기 조각이 달려있는 반다나 턱받이를 해줬다. 아직 스스로 저 부분을 자기 입에 넣지는 못하지만 어른이 넣어주면 오물거리기는 한다. 

침을 자주 흘려서 탈수되는 건 아닌가 걱정이다. 거의 두 시간마다 젖을 물리고 있다. 근데 가끔가다 젖을 거부하고 울부짖고 젖병을 물려야만 얌전해질 때가 있어서 하루에 한두 번 정도는 유축해서 젖병으로 먹인다. 밤중 수유는 완전히 직수로 바꿨다. 덕분에 남편은 밤에 계속 잘 수 있게 되었는데 가끔 아들내미가 기저귀 가는 동안 너무 크게 울어대서 어차피 깨기도 한다. 

직수는 빠는 힘이 좋아져서인지 가끔은 한 가슴 당 5분이면 충분할 때도 있다. 특히 배고프거나 빠릿빠릿하게 깨어있으면 그렇다. 그런데 젖먹다 잠이 들면 이따금씩 빨다 말다 해서 시간이 길어진다.

아마도 잇몸이 근질근질해서이겠지만 요즘 들어 특히 달래기가 힘들어졌다. 예전에는 기저귀 갈아주고, 배불리 먹이고, 안아서 토닥토닥해주면 대체로 울음을 그쳤는데, 이젠 그래도 소용이 없이 계속 서럽게 우는 일이 잦다. 그럼 마지막 수단으로 베이비 타이레놀을 먹이고 있다.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밤잠은 길면 한 번에 여섯 시간, 짧으면 서너 시간씩 잔다. 근데 처음에 재우는 게 힘들다. 안아서 토닥이다 잠들면 크립에 뉘이는데 곧바로 깨서 큰 소리로 울어서 다시 안고 토닥토닥하다가 다시 뉘이고 또 깨고... 그러기를 여러 번 하는 밤도 있다.

어제는 H가족의 집에 놀러갔는데, 천장의 선풍기가 돌아가는 것을 너무 열심히 쳐다봐서 우리 집에도 달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불끈 든다. 시아버지가 한 열흘쯤 더 계실 예정인데 만약 달기로 결정한다면 해주실 테지만...

간혹가다 둘째 언제 가질 거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직까진 엄두가 안 난다. 일단은 얘한테 집중해야지. 

이 날 준비와 스와들 졸업 아들내미

14주 되면서 거의 아홉 시간 잤다고 좋아했던 게 무색하게도
아들내미는 며칠 안 가 서너 시간마다 깨서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전에는 울다가도 기저귀만 갈고 나면 맘췄는데, 이젠 젖 물릴 때까지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대곤 해서 시부모님도 밤중에 깨실 정도였다.

아이의 입 안을 손가락으로 만져보시던 시아버지가 윗니가 나려고 한다고 하셨다. ...어쩐지 젖먹일 때 아프게 물리는 일이 잦아졌더라니. 부랴부랴 치발기 포장 뜯어서 줘봤는데 직접 들지를 못하니... 아직까지는 침받이 천이 최고다.

남편이 농담처럼 위스키나 럼주를 잇몸에 발라주자고 하자 시어머니가 요즘은 아예 그런 용도의 제품이 따로 나온다고 하셔서 찾아볼까 했는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만 2세 이전에는 권장하지 않는다고. 소아과 의사에게 물어보니 타이레놀 반 티스푼 주라고.

그래서 어제 밤에는 처음으로 타이레놀을 먹여보았다.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는게...

일단 그저께 아침. 젖 먹이러 아들내미 방에 들어간 나는 호들갑을 떨며 시부모님을 불렀다.




스와들을 한 채로 엎드려 있는 것이었다! 그새 뒤집기까지 한 것이다! 다시 돌아눕히고 스와들을 벗겨주고 시부모님과 내가 지켜보니 제 스스로 또 뒤집더라. 그러니까 스와들을 졸업할 필요가 있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저께까지만 해도 에어컨 틀 정도로 더웠는데, 밤새 추워져서 어제는 새벽에 수유하면서 스와들에서 탈출한 아들내미 따뜻하라고 긴 팔에 발까지 달린 잠옷을 입혔다. 그리고 어제 밤에는 처음으로 스와들 안 하고 다리 부분이 통짜인 슬립색을 입히고 재워보려 한 것이었다.

그런데 애는 아마도 잇몸이 근질거려서 그런지 자꾸 찡찡거리고, 재워서 크립에 뉘여도 팔이 갑자기 자유로와지니까 움직이다 제풀에 깨서 더 크게 울고. 그런 가운데 지푸라기라도 짚는 심정으로 타이레놀을 먹여보았던 것인데, 별 차도가 없어보여 그냥 내가 젖을 물렸다. 그리고는 나도, 아기도, 흔들의자에 앉은채 잠들어버렸다.
약 한 시간 반 뒤에 내가 깨고, 아기를 크립에 살며시 뉘이고 살그머니 빠져나가려 했으나... 또 깨서 울기 시작. 다시 안고 토닥토닥이다 다시 뉘이고 이번엔 안방까지 무사히 당도. 이번에도 또 깨면 그냥 긴팔 원지 입히고 스와들 해야지 생각했는데... 계속 자더라. 아마 자기도 피곤했을 거야.

그래서 오늘은 아예 잘 시간에 내가 젖을 물렸는데, 전혀 안 자고 말똥말똥. 레딧에서 누가 아기 잠들 때까지 자기가 아기 팔 붙잡아준단 얘길 읽었는지라 나도 크립에 뉘이고 팔을 잡아줬는데, 애가 가만히 있는다. 그래서 그냥 그대로 두고 안방으로 오니 남편이 반신반의하는 눈치. 결국 슬그머니 가서 보고 오고는 옆으로 누워 자더란다.

아무튼 그렇게, 내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아들내미는 쑥쑥 자라고 있다. 100일이 지나니까 막 변하네.

아 참, 코모토모 젖병도 구멍 하나짜리 신생아용 젖꼭지에서 구멍 두 개짜리 미디엄 플로우로 바꿨다. 밤에 길게 자기 시작하면서 아침에 젖이 퉁퉁 부은 상태에서 수유하는 일이 많아졌는데, 처음엔 사출이 심해서 켁켁거리며 못 먹어서 유축해야 했는데 요즘엔 잘만 먹는 것으로 보아 익숙해진 것 같고, 젖병으로 먹을 때 빨리 안 나와서 답답해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길래. 처음엔 좀 적응이 필요했으나 이젠 잘 먹는다.

정말 금방 금방 자란다. 너무나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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