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놀래라 생활

새벽에 화장실 가려고 깼는데
앞에 손이 닿았는데 축축한 거다.
설마 양수가 터진 건 아니겠지 하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일단 앞만 축축하고 침대는 안 젖었고
손에서 냄새를 맡으니 고약한 것으로 보아 양수는 아닌 것 같고
앱에서 얘기한 증상 중에 분비물 증가가 있었던 것 같으니 그건가 했는데

화장실 갔다오고 나서 도로 잤다가 깨니까 또 잔뜩 나와 있는 거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화농성 한선염 고름이구나.

임신 전에 자주 있었고
임신 후에도 조금 있었다가
한동안 잠잠해서 잊고 있었다...

그러다가 며칠 전에 예전과는 다른 부위에 생겨서 아팠는데
밤새 드디어 터졌던 모양이다.

전에도 이거 때문에 팬티에 피가 묻은 걸 처음엔 모르고 덜컥 겁이 났었고
언제던가 산부인과 가서 소변 검사할 때 백혈구가 높게 나왔던 것도 아마 이것 때문이었을 것 같은데
하 참 덕분에 자주 놀라네.

아무튼. 터졌으니까 이젠 좀 덜 아프기를...

근데 아기 나오고 나면 다시 생기려나. ...한동안 안 시달려서 좋았는데...
이거 때문에 항생제도 오래 먹고 그랬는데 영 소용이 없는 건가.


34주 아들내미

6주 남았다!!

앱 하나는 사보이 양배추, 하나는 파인애플, 하나는 멜론. ...서로 돌려막기 하고 있네. 예상 무게는 5파운드 정도. 비디오 하나에선 베이킹 코너에서 오파운드짜리 밀가루를 들어보라던데. 그렇게 말하니 팍 실감이...

요즘 들어 가장 불편한 것은 속쓰림이다. 아침이랑 저녁 때 주로 느낀다. 우유를 마시면 좀 나아지기는 한다.

소변을 더 자주 본다. 이것도 매우 귀찮은 일이다. 하지만 어쩌겠어...

밤마다 아기가 딸꾹질을 하는 것 같은 느낌도 자는 데 방해가 된다. 근데 금방 너무 피곤해서 잠이 들기는 든다.


아기 옷을 사이즈별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어제는 아기 방에 들어가니까 옷장 위에 기저귀 갈아대를 놓은 곳에 케일리가 떡하니 앉아 있어서 웃었다. 빨래 갤 때와 마찬가지로 아기 옷 정리하는 것도 훼방 놓기 시작해서 옷 하나 갖고 놀라고 주고 그 틈에 다른 옷가지를 공략했다. 태그 떼는 것도 일이더라. 옷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그냥 태그 다 떼기로 했다. 신생아 옷은 몇 개 없기도 하고. 어차피 여름에 태어날 거니까 이 땐 옷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월마트랑 아마존이 경쟁하듯이 갑자기 팸퍼스 기저귀를 반값으로 할인하길래 (아침에 확인하고 망설이다 저녁 때 다시 보니까 각자 더 내렸더라) 고민하다 결국 아마존에서 두 박스 주문했다. 애한테 이 기저귀가 맞을지 안 맞을지도 모르는데... 에이 뭐 내 새끼면 나 닮아서 피부도 둔하겠지...


요즘 아마존에서 뭘 참 많이 산다. 덕분에 박스가 많아져 냥이들이 신났다. 오늘도 한 차례 아마존 창고 딜 (포장 뜯었다 반품된 물건 할인) 물품이 잔뜩 도착할 예정이다. 뭐 어차피 사용할 물건이라면 싼 걸 발견했을 때 사두는 게 좋지 뭐.


어제부터 케일리가 내가 침대에 있는 동안은 완전 껌딱지가 되었다. 애기가 빨리 나오려고 하는 걸까? 아직 예정일이 한 달 반 남았는데도 언제라도 아기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큰 일 보러 화장실 가도 철렁한다. 3주만 더 진득하니 붙어있자, 응?


아기가 늦게 나오면 모유수유 수업을 못 들으니까 유튜브로 찾아봤는데, 한국어로 된 걸 두 가지 들었는데 서로 상반된 얘기를 하더라. 하나는 요즘 아기들이 비자연적으로 나오느라 진통으로 지치기 때문에 분유를 조금 먹여 체력을 비축하면서 엄마와는 짧게 짧게 젖을 물리면서 친해진 다음에 모유 수유에 도전하라는 내용이었고 또다른 하나는 애기가 어차피 첫 몇일은 뭘 많이 먹을 필요가 없고, 또 장이 엄마의 모유를 온전히 흡수하려고 하기 때문에 모유수유의 혜택을 제대로 보려면 분유는 절대 주지 말라고 하더라.

...좀 더 알아봐야겠다.

한국어 영상을 찾아본 이유는 미국에 사는 한국맘들이 미국 병원에 대해 한국인의 신체에 대해 모른다고 불평하는 걸 봤기 때문인데 (그리고 RJ가 한국 산모들은 애가 더 빨리 나온다는 말고 했고) 아무리 그래도 개인 차가 더 크지 않나 싶기도 하고...

엄마랑 사이가 틀어지지 않았으면 나 태어나서 모유수유 어떻게 했는지 물어볼 텐데. 에이 뭐 어차피 기억도 잘 못할 거고 여태 엄마한테 뭘 물어봐도 속시원한 대답 들은 적이 없잖아.

참, 시밀락에서 분유 샘플이 와서 일단 병원 갈 때 이거 챙겨가기는 할 듯. 과연 먹일지 안 먹일지는 모르겠다만.


차는 일단 지금 작은 차 하나만 사용하고, 천천히 좀 더 큰 차를 알아보려고 한다. 작년에 은행 가서 preapproval 받아봤었는데 지금 가도 그 비슷하게 나오겠지 뭐. 남편은 혼다 CR-V가 어떻겠나 싶은데 나는 글쎄? 주변에 애 있는 집은 다 밴 아니면 SUV가 있어서 큰 차가 꼭 필요한 것 같기도 하고.

뭐 일단은 애 나오고 병원비가 얼마나 드는지부터 봐야. 내 앞으로 나오는 거야 뭐 out of pocket maximum이 상한선이려니 친다고 해도 (하지만 그래도 적용 안 되는 fee가 많다는 얘길 들어서...) 애기 앞으로도 따로 비용이 청구될 거라서... 그저 무탈하게 나오고 별 일 없기를 바랄 뿐이다.

애 나오고 일을 얼마나 쉴지, 그리고 복귀하려고 마음 먹었을 때 과연 일거리를 다시 그만큼 받을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은 터라... 돈을 쓰는 데 신중하려고.

뭐 암튼.
일단은 작은 차 하나로 버텨 보련다. 어차피 사실 큰 차 작동하는 동안 작은 차는 거의 쓰는 일이 없었고. ...다만 아기가 나오고 나면 내가 차가 필요한 일이 더 많아질 거라는 게 문제겠지. 게다가 작은 차에는 유모차도 들어가지 않아! 결국 큰 차가 필요하긴 하다. 서두를 필요는 없겠지만.


날이 지나면 지날수록, 엄마 오시지 말라고 한 게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뭐가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그건 다 하나님이 벌 주시는 거라고 할 게 뻔한데 그걸 상대할 필요가 없다.

엄마의 문제는 엄마의 문제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게 없다. 내가 엄마를 바꿀 수도 없다. 그럼 엄마가 나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는 게 나를 위한 최선이다.



쌤통이다 번역/통역

번역 일을 시작할 때 일하던 회사가 있었다. 뭐 썩 그리 커뮤니케이션이 좋은 회사는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초기에 자리 잡을 수 있게 해준 건 고맙다고 할 수 있겠다. 나중에 그 회사에서 나와 다른 회사에 들어간 PM이랑은 지금도 페이스북 계정까지 틀어서 잘 지내고 있다.

아무튼, 그 때, 이 회사에서 다른 사람이 번역하던 게임의 업데이트 부분을 맡아서 종종 번역하곤 했었다. 그런데... 초기 번역이 너무나 엉망이었다. 그래서 이런 건 고치라고 몇 번이나 제안했지만 언제나 무시 당했었다. 뭐 그거야 어쩔 수 없다 치자.

내가 요율을 올리면서 이 회사에서 주는 일거리가 뜸해졌다. ProZ 같은 곳에 새로운 번역자를 구하는 글도 가끔씩 올라오는 게 보였다. 아주 가끔 여기서 들어오는 일 중에는 이 게임의 업데이트 부분의 번역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

몇 달 전, 그렇게 최신 업데이트 부분에 대한 평가를 시켰는데, 번역기 돌린 것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었다. 총체적으로 다. 그래서 그렇다고 했더니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이 그렇냐고 묻고, 나는 예를 들어 이 부분은 괴상한 오타가 들어갔고, 이 부분은 같은 화자 내에서 말투가 바뀌고, 이 부분은 문법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둥 조목조목 알려줬는데도 여전히 뭐가 문제냐고 되묻고 말이 안 통하는 거였다. 결국 나는 내 시간 더 낭비하지 말라고 했고, 그 뒤로 이 회사에서는 연락이 없었다. 

현재 일하는 다른 게임 번역 회사에서 새로운 잠재 고객이 보낸 테스트가 왔다.
이 게임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게임 번역 회사를 자주 이용하던 단골 고객 중에 일부는
앞서 말한 PM이 다른 회사로 옮기면서 역시 그 쪽으로 옮겼던데
이제 드디어 이 게임사도 다른 번역회사를 알아보고 있는 모양이다.
쌤통이다.



삼냥이 맞을 준비 Kaylee & Inara


지난 2월이었나, 브랜슨에 갔을 때 SR이 핀테레스트에서 보여준 패턴: http://www.ravelry.com/patterns/library/cat-baby-cocoon-hat--bootie-set

이걸 보고 검은색 실로 떠서 아들내미 나오면 입히고 두 흑냥이랑 같이 사진 찍어야겠다고 마음 먹고 짬짬이 뜨기 시작해서 그저께쯤 완성했다. 그 사이에 다른 친구도 이거 발견하고 나한테 링크 보내주기도 하고, 레딧의 예비맘 커뮤에서 뜨개질하는 사람들 뭐 만드냐는 글에 덧글을 달았더니 자기도 이거 만들겠다는 다른 예비맘도 있었고...

아무튼. 난 여러 파트 만들어서 바느질하는거 진짜 귀찮아하는데. 억지로 붙들고 완성했다. 실을 좀 굵은 걸 써서 너무 큰 감도 있고, 포도젤리 크기도 제대로 조절 못했지만 뭐 이제 와서 고치긴 귀찮아.

소파에 펼쳐 놓으니까 역시 냥이들이 방석 삼더라. 이나라가 먼저 모자를 치우고 앉았다가 (사진 찍을 땐 모자를 일부러 등에 올려놓았다) 남편이 옆 소파에 앉으니까 천연덕스럽게 남편 무릎으로 자리를 옮기고, 그러니까 케일리가 와서 차지했다. 사진은 케일리를 먼저 찍고 나중에 다시 이나라가 앉은 것을 찍었지만.

냥이들이 좋은 누나가 되어주기를.


신생아 돌보기 수업 아들내미

어제는 병원에 가서 신생아 돌보기 수업을 들었다.
아홉 커플에 임신부 혼자 온 사람이 한 명. 그 중에 나랑 예정일이 같은 사람도 한 명.

이번 강사는 지난번의 변호사처럼 말빨이 좋지는 않았지만 본인의 경험을 적절히 잘 섞으면서 무난하게 한 듯.

탯줄 관리 같은 건 생각지도 못했다. 조심조심.
그리고 포경 수술은 하지 않는 쪽으로 생각이...;
근데 우리 간호사 친구들은 포경 수술 하라고 했다니까 남편이 왜 그렇냐고 물어보래. ... 근데 둘 다 딸만 있는 집이라...

유축기에 대해서도 둘 다 메델라 권하던데 난 리뷰 읽어보니까 스펙트라 쪽으로 마음이 기울던데. 스펙트라가 미국에 들어온지 얼마 안 되었다 하니까 둘은 그냥 본인이 메델라 써서 추천하는 게 아닌가 싶고.

아무튼. 인형 가지고 놀라지 않게 말부터 걸면서 다가가 뒷목 지지해주면서 안아들기, 스폰지 목욕, 기저귀 채우기 등등을 해봤다. 남편은 사촌 동생 베이비 시터 했을 때의 경험과 비교하고. 그 사촌 동생이 십대 미혼모로 낳은 아기가 이제 만 세 살이다. 남편 왈, 걔도 혼자서 해냈는데 우리 둘이서 못할 게 뭐냐. ...그건 그런가?

한편, 아기를 2-4시간 마다 먹여야 하기 때문에 4시간 이상 자면 깨우라는 것에 대해 좀 경악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나는 그 부분에 대한 얘기를 하도 들어서 그런지 그건 뭐 각오하고 있는데 남편은 자기가 태어나고 사흘쯤 지나고는 밤 동안은 내내 잤다는 얘기를 부모님한테 들어서 그럼 부모님이 자기한테 잘못한 건가... 이럼. 뭐, 시부모님 기억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지 않나?

나도 순한 아기였다는 말은 들었지만 밤중에 수유했는지 어쨌는지는 들은 적이 없는데... 그렇지만 이제 와서 다시 엄마한테 물을 생각은 없다. 아버지는 전혀 모르실 테고.

아기 돌보는 것에 대해 배우면 배울수록, 엄마가 안 오시는 게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알아서 애 돌보고 루틴이 생겨서 적응 좀 하고 나면 모를까, 처음부터 엄마랑 싸우면서 아기 맞고 싶지 않다.


한편.
나는 걸을 때마다 배가 아프고 (배 전체가 멍든 것 같은 느낌) 불편해서 신음이 나오고 또 앉아 있는 동안 자꾸 가려워서 여기저기 긁는데 다른 임신부들은 별로 불편해보이지 않아서 내가 엄살이 심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중간에 애가 깼는지 배도 뻥뻥 차는데... 뱃가죽이 마구 땡기는 느낌까지 더해져서 어휴.

뭐 암튼 얼른 (주수는 채우고) 무사히 나오기만 해라. 피곤에 찌들더라도 네 얼굴 보면서 열심히 물빨핥 해줄게.

근데 일단 이름부터 정해야...

걍 알렉산더로 해버려? (하지만 우린 성이 두 음절이라 해밀턴 노래에 끼워맞추기는 좀...;)

전에 연구실 선배 아들 이름도 알렉스였는데. 한다면 우린 잰더로 줄여 부를 거지만.

친구가 이니셜 DND로 하는 거 어떻냐고 해서 D로 시작하는 이름도 찾아봤는데 후보가 하나 있긴 하지만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주말 동안에 남편이 뚝딱 이케아에서 사온 가구 조립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애기 방 정리할 차례다. 받은 옷, 산 옷들 크기별로 정리하고 뭐가 더 필요한지 혹 교환할 게 있는지 확인한 다음 세탁하고 (건조기 고열로 하면 줄어들 수 있는 모양이니까 저온으로 돌리거나 해가 쨍쨍하면 밖에 널고), 다른 물품들도 자리를 정해서 정돈하고... 카시트도 설치하고...

참, 목요일에 RJ 가족이 들른다! 그러니까 그 때까지 대청소도 하고 딸애가 쓰게 pack n play도 펼쳐 놓고 해야지.

요즘 들어선 딱히 김치가 문제가 아니라 그냥 뭘 먹든 오전 내내 속이 쓰린 것 같다. 미역국은 어떤가 봐야지. 저녁 때는 스무디를 주로 만들어 먹으니 좀 나은 것 같다.

병원 가는 건 이웃에 사는 MF가 라이드해주기로 했다.


이제 월말에 있는 신생아 안전 수업이 남았다. 모유수유 수업은 다음달 말에나 있는데 그 때까지 애가 안 나왔으면 듣고... 아님 말고... 유튜브로 찾아보지 뭐...

나는 수요일 정오쯤에 태어났는데. 얘는 과연 언제 태어날까? 설마 꿈처럼 나는 마취로 잠들고 눈 떠보니 애가 내 품에 있는 건 아니겠지. 가능한 한 자연 분만 했으면 좋겠는데...


아 참,
페이스북에 보니까 남편의 육촌 형제의 여자친구가 딸을 낳았더라.
전에 시외할머니 살아계실 때 우리 집에도 온 적이 있는, 시어머니의 사촌 언니네의 첫 손주다.
우리 시부모님도 참 고대하실 텐데.

...그걸 생각하면 내 친정 부모님도 첫 손주를 고대하실 텐데, 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엄마와의 대화를 생각하면 전혀 그런 느낌이 안 들었어. 엄마가 정말로 narc이라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들고. 나르시스트는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니까. 아빠와는 별로 대화가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대하시는 마음이 느껴지는데 엄마는...

엄마 생각은 그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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