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하나 더 추가. by Semilla

Gerontology쪽에서 grant도 따서 일하고 계신 어느 교수님이
노인의 듣기 이해력을 재는데 fMRI로 찍을 때 control이 필요해서
우리 지도 교수님한테 balanced bilingual 아냐고 물어서
교수님이 나를 추천하셨더랬다.  그게 학기중이었는데
학기가 끝나서 연락이 왔다.

일은 짧은 이야기 여러 개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영어와 한국어로 읽어서 녹음하는 것.
해서 실험시에는 영어를 듣고, control시에는 한국어를 듣게 해서 뇌 사진을 찍는 것이다.
두 조건의 차이를 가능한 한 줄이기 위해서 (하나는 알아들을 수 있는 이야기, 하나는 못 알아듣는 이야기라는 차이만 빼고) 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필요한 것이고.

사실 학부 때 dichotic listening (왼쪽 귀와 오른쪽 귀에 다른 소리가 들리는) 실험할 때도 내 목소리로 여러 언어를 녹음해서 썼는데 나는 그냥 내 프로젝트니까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한 건데 교수님이 '그렇게 목소리를 통제할 수 있으니 참 잘 됐구나'하셔서 그 때야 아, 이것도 신경쓰이는 일이구나 했었다.  확실히 나는 accent 없이 말하는 것만은 잘한다고 스스로도 인정할 수 있다;;  실제 어휘력, 독해력, 문장력, 기타 등등 언어의 알짜배기 기능은 없고 허울만 좋은 껍데기 능력이라고 생각했는데 (배우가 아닌담에야) 쓰임새가 있긴 있구나.  ..하긴, 나는 improvise 같은 것도 못하고 굼떠서 배우나 성우도 못 되는 인물이지만.  그저 첫인상만 유창한척 보이게 만들어서 계속 스스로를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게 만들뿐이다.  실제로는 에스빠뇰도 도이치도 잉글리쉬도 심지어 모국어인 한국어도 다 속이 비었어요~

양파님이 Angels and Demons에서 이완 맥그리거가 이태리 억양으로 말한다고 하시니까 생각났다.  이완 맥그리거!  영국 사람이면서 Big Fish에서 앨러배마 억양은 어쩜 그리 맛깔스럽게 했는지.  뭐 내가 진짜 앨러배마 사람을 못 만나봤으니 genuine한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자연스럽고 믿기던데.  Blood Diamond에서 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보다는.  뭐 역시, 남아프리카쪽 억양은 잘 모르지만 (대학교 때 주변에 그 쪽 출신들이 있긴 했는데 친하진 않았어서) 그리 자연스럽게 들리지 않았다고.  아무튼 이완 맥그리거가 이번엔 이태리 억양이라니 기대된다..!


아무튼 그래서
여전히 학교를 벗어나지 못한채
아르바이트를 하나 더 구했다는 이야기.

근데 막상 구인광고 보다보니까
도저히 학교를 벗어날 엄두를 못 내겠더라.
난 여전히 겁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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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음을 위한 말하기도 중노동이구나. 2009/06/12 03:01 #

    일 하나 더 추가에서 얘기했던 일의 번역을 끝내고 녹음을 시작했다. 다른 건물에 있는 무음실에서 녹음하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에 우리 학교에서만 최소한 세 연구실 이상이 참여하는 대작업이구나. (나중에 fMRI 찍을 땐 캔자스 시티에서 하니까 더 있다...) 아무튼 그 건물은 생물학과 애들학(발달학?)으로 둘로 나뉘어져있었고.. 나는 옛날에 청력 테스트받을 때 그 때문에 헤맸던 것도 잊고 또 생물학 쪽으로 갔었다가 다시 헤맸고.... 덕분...... more

덧글

  • 양파 2009/05/21 06:16 # 답글

    아흑흑. 꼭 가서 보세요 ㅜㅜ 저 완전히 살살 녹았잖아요 ;ㅁ; 목소리는 얼마나 또 섹쉬한지;;
  • Semilla 2009/05/21 06:27 #

    아앗 오늘 저녁에라도 가서 봐야겠어요..!
  • 택씨 2009/05/21 09:27 # 답글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신 것 축!!!
  • Semilla 2009/05/22 02:28 #

    감사합니다~
  • 루나리나 2009/05/22 01:08 # 답글

    축하드려요~ 전 수도권에서 살았는데 사투리 쓰는 애들 만나면 바로 억양이 옮아오는 주체성 없는 인간이 되었답니다 -_-;
  • Semilla 2009/05/22 02:29 #

    감사합니다~
    제 동생도 억양 자주 옮더군요. 학교에서 남미 출신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방학 때 집 (멕시코)에 오면 남미 억양으로 스페인어해서 식구들이 구박을..;;
  • hhd 2009/05/22 07:04 # 답글

    -_- 전 아직도 아르헨티나/멕시코 억양이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다는.
  • Semilla 2009/05/22 08:31 #

    음.. 아르헨티나는 모르겠지만 동생의 이상한 억양은 주로 말끝이 이상하거나.. 발음이 다르거나.. (ll를 무슨 sh처럼) 강세가 엉뚱한데 있거나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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