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 아들내미

거짓말처럼 딱 12주 되는 밤에 7시간을 내리 잤다.
그리고 그 다음 날도 7시간 반을 잤다.
앞으로 계속 이래주면 정말 고맙지!

처음에는 젖이 너무 불고 수유 패드가 감당 못해서 브라가 다 젖었는데, 오늘 아침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이것도 조만간 맞춰지려나.

브라는 결국 브라바도 것을 상시 착용하고 산다. 차라리 늘 똑같은 걸 입고 있는 게 편하다. 직접 젖 물릴 때도, 유축할 때도.

아는 집에 놀러갔다가 마사지 쿠션 써보고 마음에 들어서 우리도 샀다. 며칠 전에 시부모님한테 아기 맡기고 둘이서 장보러 나갔는데 숨을 크게 들이쉴 때마다 갈비뼈 있는 데가 아프더라고. 처음엔 남편이 비싸다고 망설였는데, 이제는 잘 샀다고 좋아한다.

시부모님이 오셔서 조금 편해지기는 했다. 아기랑 많이 놀아주셔서. 그런데 애가 졸린데 안 자려고 칭얼대면 나는 안아서 재우려는 쪽인데, 크립에서 혼자 자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자꾸 크립에 뉘여서 애가 깨고 울어서 조금 그렇다. 생후 첫 삼개월은 네번째 트라이메스터라는 가설에 심적으로 동의해서 그런지, 나는 일단은 그냥 아기가 가장 원하는대로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물론 그러자면 내가 고생하고, 시부모님은 그걸 덜자는 뜻이지만. 아무튼, 애가 울 때 꼭 내가 일순위로 달려가 안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다.

아기가 입으로 내는 소리도 좀 더 다양해지고 있다. 가끔 ‘엄마’에 비슷한 발음을 내기도 한다. 특히 울 때 음뫄~하면서 울면 더 애틋하다.

장난감에도 관심을 조금 더 보이고 있다. 불이 들어오고 노래가 나오는 인형을 열심히 눈으로 쫓고, 그물공도 손가락으로 어설프게 잡는다. 킥앤플레이 피아노짐에서 머리 위에 달린 장난감도 손으로 치곤 한다.

기저귀는 여전히 팸퍼스 스와들러를 쓰는데, 일단 밤에는 전에 타겟에서 오픈 박스 싸게 팔던거 사온 Snug & Dry가 12시간까지 간다길래 그걸 주로 쓰고 있다. 이건 오줌선이 없어서 어차피 낮에 쓰긴 좀 그래서. Aldi에서도 기저귀 한 봉지 사왔는데, 확실히 싼티가 나기는 한다. 하지만 낮에 10분에 한 번씩 오줌을 싸서 갈아줄 때는 이게 덜 아깝지. 하지만 큰 똥을 싸면... 그래서 일단 산 거 다 쓰고 나면 다시 팸퍼스 계속 쓰려고.

시부모님이 오시니까 다시 유축해서 병으로 먹이는 횟수가 늘었다. 시부모님이 아기 먹이고 싶어하시기도 하고, 아기 맡기고 나랑 남편이랑 외출해서 볼일 보기도 하고, 뭐 그러느라. 근데... 보통은 한 번에 3-4온스 먹던 녀석이 이제는 5온스도 먹는다? ...모유 먹는 애들은 원래 한 번에 그렇게 많이 안 먹는다더니... 그래선지 요즘 아주 토실토실하다. 처음에 삐쩍 말랐던 아기는 어디 가고...



저 튼실한 다리를 보라. 초기에 SR이 우리 아기 처음 봤을 때 baby roll(빵같이 보이는 애기살)이 없어서 안타깝다 했었는데 이제는 아주 풍성하다.

한편, 임신 중에 코바늘로 떴던 냥이주머니는 모자가 애기한테 너무 커서 다시 떴다. 하지만 얘랑 고양이들이랑 같이 사진에 담는 건... 절대 불가능할 듯.



일단 혼자만이라도 귀여우니까!

냥이들과 아기는 여전히 서로를 무시 중이다. 시부모님이 오셔서 좋은 게 냥이들과도 놀아주신다는 거기도 하다. 아기 태어나고 많이 놀아주지 못해 냥이들에게 미안해서 캣타워를 새로 샀는데 아직 조립을 못했다. 다음 주는 남편이 휴가를 냈으니 이제 시이버지랑 뚝딱뚝딱 설치하겠지.

시어머니가 한 쪽 눈에 문제가 있으셔서 안과 치료를 받으시는데, 어쩌면 오래 계셔야 하실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린 그만큼 믿을 수 있는 베이비시터가 집에 있는 게 되니까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뭐 아기가 없었어도 계시는 건 상관 없지만, 아기가 있어서 시어머니한테 할 일이 생기는 게 더 나은 상황이긴 하다.

과연 내가 다른 사람에게 온전히 아기를 맡길 수 있는 날이 올까? 산후 6주 산부인과 진료 갈 때 HG에게 몇 시간 맡긴 적이 있긴 한데 그 때도 며칠 전부터 비이성적인 두려움과 걱정이 있었다. 지금도 시부모님한테 맡기고 외출하면서 조금 두려움이 있기도 하다. 온라인에서 데이케어에 아기 맡기는 얘기 읽으면 나는 도저히 못할 것 같다. 그런데 언젠가는 얘도 유치원 학교 또는 이런저런 수업을 보내야 할 텐데? 지금은 교회에 있는 영아부에도 못 맡기겠다는 심정이다. 우리 아기의 명예 조부인 KG부부가 거기서 봉사하고 있는데도!

뭐,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지금은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페이스북에서 에르고베이비 오리지널 캐리어를 중고로 50불에 구했다. 이 사람은 스코틀랜드로 아기 데리고 여행갈 때 주로 썼었다고. 아기가 앞을 보게 앞으로 매는 포지션이 없는 것은 아쉽지만 힙 캐리로 하면 되겠지. 아직 목을 가누지 못해 시도는 안 해봤지만 조만간 베이비뵨에서 갈아탈 듯하다.

다음 달에 아는 언니가 한국에서 잠깐 오는지라 선물을 가져오겠다 하여 포대기가 좋겠다 했다. 근데... 막상 고르려니 뭐가 뭔지...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거겠지.
사실은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우리 집에 새로운 식구가 있다는 게.







덧글

  • 2017/09/24 17:1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9/27 00:5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newyearsday 2017/09/25 14:43 # 답글

    에고 귀여워요.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길 :)
  • Semilla 2017/09/27 00:58 #

    감사합니다! 건강이 최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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