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 준비와 스와들 졸업 아들내미

14주 되면서 거의 아홉 시간 잤다고 좋아했던 게 무색하게도
아들내미는 며칠 안 가 서너 시간마다 깨서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전에는 울다가도 기저귀만 갈고 나면 맘췄는데, 이젠 젖 물릴 때까지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대곤 해서 시부모님도 밤중에 깨실 정도였다.

아이의 입 안을 손가락으로 만져보시던 시아버지가 윗니가 나려고 한다고 하셨다. ...어쩐지 젖먹일 때 아프게 물리는 일이 잦아졌더라니. 부랴부랴 치발기 포장 뜯어서 줘봤는데 직접 들지를 못하니... 아직까지는 침받이 천이 최고다.

남편이 농담처럼 위스키나 럼주를 잇몸에 발라주자고 하자 시어머니가 요즘은 아예 그런 용도의 제품이 따로 나온다고 하셔서 찾아볼까 했는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만 2세 이전에는 권장하지 않는다고. 소아과 의사에게 물어보니 타이레놀 반 티스푼 주라고.

그래서 어제 밤에는 처음으로 타이레놀을 먹여보았다.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는게...

일단 그저께 아침. 젖 먹이러 아들내미 방에 들어간 나는 호들갑을 떨며 시부모님을 불렀다.




스와들을 한 채로 엎드려 있는 것이었다! 그새 뒤집기까지 한 것이다! 다시 돌아눕히고 스와들을 벗겨주고 시부모님과 내가 지켜보니 제 스스로 또 뒤집더라. 그러니까 스와들을 졸업할 필요가 있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저께까지만 해도 에어컨 틀 정도로 더웠는데, 밤새 추워져서 어제는 새벽에 수유하면서 스와들에서 탈출한 아들내미 따뜻하라고 긴 팔에 발까지 달린 잠옷을 입혔다. 그리고 어제 밤에는 처음으로 스와들 안 하고 다리 부분이 통짜인 슬립색을 입히고 재워보려 한 것이었다.

그런데 애는 아마도 잇몸이 근질거려서 그런지 자꾸 찡찡거리고, 재워서 크립에 뉘여도 팔이 갑자기 자유로와지니까 움직이다 제풀에 깨서 더 크게 울고. 그런 가운데 지푸라기라도 짚는 심정으로 타이레놀을 먹여보았던 것인데, 별 차도가 없어보여 그냥 내가 젖을 물렸다. 그리고는 나도, 아기도, 흔들의자에 앉은채 잠들어버렸다.
약 한 시간 반 뒤에 내가 깨고, 아기를 크립에 살며시 뉘이고 살그머니 빠져나가려 했으나... 또 깨서 울기 시작. 다시 안고 토닥토닥이다 다시 뉘이고 이번엔 안방까지 무사히 당도. 이번에도 또 깨면 그냥 긴팔 원지 입히고 스와들 해야지 생각했는데... 계속 자더라. 아마 자기도 피곤했을 거야.

그래서 오늘은 아예 잘 시간에 내가 젖을 물렸는데, 전혀 안 자고 말똥말똥. 레딧에서 누가 아기 잠들 때까지 자기가 아기 팔 붙잡아준단 얘길 읽었는지라 나도 크립에 뉘이고 팔을 잡아줬는데, 애가 가만히 있는다. 그래서 그냥 그대로 두고 안방으로 오니 남편이 반신반의하는 눈치. 결국 슬그머니 가서 보고 오고는 옆으로 누워 자더란다.

아무튼 그렇게, 내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아들내미는 쑥쑥 자라고 있다. 100일이 지나니까 막 변하네.

아 참, 코모토모 젖병도 구멍 하나짜리 신생아용 젖꼭지에서 구멍 두 개짜리 미디엄 플로우로 바꿨다. 밤에 길게 자기 시작하면서 아침에 젖이 퉁퉁 부은 상태에서 수유하는 일이 많아졌는데, 처음엔 사출이 심해서 켁켁거리며 못 먹어서 유축해야 했는데 요즘엔 잘만 먹는 것으로 보아 익숙해진 것 같고, 젖병으로 먹을 때 빨리 안 나와서 답답해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길래. 처음엔 좀 적응이 필요했으나 이젠 잘 먹는다.

정말 금방 금방 자란다. 너무나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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