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주 아들내미

4-month sleep regression이란 게 있다는 걸 여기저기서 많이 읽었지만 뭐 어쩌라고... 라고 생각했는데, 어이쿠야 된통 고생했다.
제대로 안 읽고 그냥 밤에 오래 자던 애가 다시 자주 깨는 것 정도로 생각했고, 그거라면 잘 적응했다고 생각했다. 100일 이 앱에 후 며칠 6-8시간 자던 아기가 다시 3-5시간 간격으로 깨기 시작해서. 전처럼 남편과 같이 깨서 나는 유축하고 젖병 설거지하고 남편은 기저궈 갈고 젖병 수유하는 거였으면 밤에 자주 깨는 게 그리 달갑지 않았을 테지만, 이제는 나 혼자 깨서 얼른 기저귀 갈고 배이비 모니터에 달린 파란 등 켜고 큰 불은 끈 다음 흔들의자에 앉아서 젖 물리기만 하면 되니 그리 힘들지 않다. 이젠 한 쪽 젖 당 5분씩만 물려도 되지만 폰으로 게임하다보면 더 오래 있기 마련이다만 뭐...

날이 추워지니까 방에서 침대 위애 잘 땐 케일리가 내 다리 위에서 자고, 이렇게 밤중수유할 땐 이나라가 발 받침대 위에 올려놓은 내 발 틈에서 잔다. 남편은 아기도 따뜻하니까 냥이가 같이 자려고 해서 애 질식하는 거 아닐까 걱정했었는데 아직까진 그런 일 없다. 다만 가끔 젖먹이고 있는데 수유 쿠션의 남은 여백에 이나라가 비집고 앉는 경우는 있지만 아기 고개랑은 반대쪽이니까...

아무튼. 밤에 자주 깨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여겼는데.
진짜 복병은 낮잠이었다.
아기 먹이는 거랑 기저귀 가는 건 앱으로 기록하는데, 이 앱으로 아기 자는 것도 기록할 수 있지만 사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슬슬 사용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이맘때쯤 아기는 하루에 몇 시간 자야 하며 낮잠은 몇 번 얼마나 자야 하네 하는 이야기도 읽기는 했지만 어차피 개인차가 있는 것이고 아기가 알아서 자고 깨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우린 보통 저녁 여덟 시에서 아홉 시쯤에 아기가 마지막으로 먹고 나면 밤기저귀 채우고 크립에 재웠다.

결국 지난 주부터 낮 동안에 낮잠 자는 걸 마구 저항하기 시작했다. 울고불고 아무리 해도 달래지지 않고 젖먹을 시간 돼도 젖도 거부하고 그냥 서랍게 울어대다 꺽꺽 넘어가고...
안고 흔들의자에 앉아서 흔드는 건 소용 없었다. 안고 걸어야 조금 진정했다. 그리고 가까스로 잠들어서 크립에 내려놓으면 또 바로 깨서 다시 반복.
차에 타서도 마찬가지로 마구 울다가 제풀에 지쳐 잠들곤 했다. 전엔 차가 움직이면 금방 잠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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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번 주에는 더욱 심해져서, 나랑 시어머니랑 번갈아가며 아기 안고 어르느라 고생했다. 그래서 사개월 잠 퇴행(?)에 대해 다시 검색하고 읽어보니... 낮잠투정도 그 일환이라 하더라. 잠이 모자라서 그런 거라고 하며 늦어도 일곱 시에는 재우라고 하길래 그렇게 하기 시작했다. 조금 나아지긴 했는데 이게 그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일찍 재워도 아침에 비슷하게 깨는 것으로 보아 잠이 부족하긴 했던 것 같다.

한편, 낮잠을 크립에서 절대 안 자고 꼭 사람에게 안겨서만 자기 때문에, 내가 랩으로 안고 돌아다니거나 짐볼을 타고 바운스하기 시작했다. 요 며칠은 낮잠을 그렇게 재웠다.

사실 출산 후 윗층에서도 노트북으로 일을 하곤 하는데, 이게 장시간 하다보면 화면이 너무 낮아서 자세가 안 좋아 많이 피곤해지더라. 그래서 모니터 스탠드를 사서 올려놓고 하니까 이번엔 키보드가 너무 높아서 팔목에 무리가 가고. 그런데 짐볼을 타고 작업하니까 짐볼은 의자보다 높아서 훨씬 편해졌다. 근데... 윗층 작업을 더 편하게 하기 위해 키보드도 하나 더 살지도. 블랙프라이데이 때 알아볼까.

근데... 그렇게 짐볼을 타며 아기 품에 재우면서 열나게 (의도치 않게 일폭탄 맞았다)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나면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다행히 그렇게 빠르게 추락하지는 않아서 다치지도 않았고 아기도 깨지 않았다만... 범인, 아니 범묘는 케일리. 일부러 한 건 아니겠지만 발톱으로 구멍을 냈던 모양이다. 이 짐볼 아마 이 집 사기 전부터 갖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정도면 오래 쓰긴 했지.
결국 새 짐볼을 사긴 했는데 냥이들이 주변에 올 때마다 불안불안. ...이참에 아예 등받이까지 있는 짐볼의자를 구할까.

아무튼, 아기를 일찍 재운다는 건 평일 밤에 남편과 같이 장보러 나갈 수 없다는 얘기다. 한 사람만 나가거나 주말에 몰아서 보거나 해야 한다.

또, 빨래도 전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 몰아서 했는데 이제는 거의 이틀에 한 번 세탁기 돌린다. 스테인스틱 같은 거 있어도 거의 쓰지 않았는데 이젠 거의 매번 쓴다.

로션도 전에는 겨울에 건조해지면 피부가 따갑고 가려워서 어쩔 수 없을 때만 쓰곤 했는데, 아기가 아토피인지 몸 곳곳에 벌겋게 뭐가 나서 이젠 하루에도 몇 번, 로션을 잔뜩 발라준다. 사개월 검진 때 의사가 보고 로션 자주 발라주라고만 했다. 의사는 Cerave를 추천했는데 우린 일단 선물 받은 Aveeno가 있으니 그거 다 쓰고...

그리고 이유식. 의사는 시작해도 좋다 했지만 난 좀 더 진득하게 기다렸다 할 생각이었는데...
우리가 뭐 먹을 때마다 빤히 쳐다보고 자기도 쩝쩝 입맛을 다시니까 나도 얼른 뭔가 젖 말고 다른 걸 먹여보고 싶어서 결국 오트밀 시리얼이랑 아기 숟가락을 사서 먹이기 시작했다.




전에 R가족에게서 받은 하이체어를 드디어 꺼냈는데 아직 너무 커서 처음에만 사용해보고 그 뒤로는 그냥 무릎에 앉히고 먹이고 있다.

처음에 한 숟갈 떠서 주니까 인상을 썼는데 그런 다음에 바로 방긋 웃더라. 또 한 숟갈 주니까 받아먹을 땐 인상을 쓰고 넘기고 나선 웃는 걸 반복. 아 진짜 너무 귀엽잖아!

보통 한 두 테이블스푼어치를 만드는데 흘리기도 하고 (손톱만한) 몇 숟갈 후에 거부하니꺼 실제로 먹는 건 한 티스푼이나 될까. 뭐 어차피 영양분 공급을 위해 먹는 게 아니라 그냥 젖 말고 다른 음식에 길들이기 위한 첫 걸음이니까...

아무튼 뭐 새로운 일은 즐거우니까.
아침 저녁으로 조금씩 주고 있다. 주말엔 메밀로 줘볼 생각이다.



덧글

  • 밥과술 2017/11/15 16:32 # 답글

    벌써 이유식군요. 애기가 거버스 이유식 병에 나온 아이 얼굴하고 닮은거 같아요
  • Semilla 2017/11/16 22:00 #

    그런가요? ㅎㅎ 어렸을 때 동생이 먹는 이유식을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는데, 거버였던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그 모델이 된 아기는 지금쯤 할아버지일 수도...;; 라고 쓰고 검색해보니 작년에 90세가 된 할머니시네요! https://www.google.com/amp/s/www.today.com/amp/parents/happy-birthday-gerber-baby-you-re-90-years-young-today-t105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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