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 아들내미

요즘 들어 더 껌딱지가 되고 있다. 아침에 양치하고 세수하는 것도 못 기다려준다. 밤에는 시도때도 없이 꺅꺅 소리 지르면서 깨곤 한다. 어디 아픈가 싶은데 또 젖 물려주면 금방 잔다. 다만 남편까지 덩달아 깨우니 문제.

밤에 자기 전에 양치해 주는데 잇몸이 시원한지 좋아하는 것 같다. 약도 이젠 스스로 입 벌려서 잘 받아먹는다.



아침에 내가 커피 마시고 있는데 무릎에 앉혀 놓은 녀석이 머그잔을 덥석 잡더니 자기 입으로 가져가더라. 저도 마시고 싶다는 뜻인가 하여 제 컵에 물 담아줬다. 실제로 마시는 데 성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냥이들이라도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혼자 아기보기 정말 힘들다. 수요일 같은 경우 남편이 직장에서 꽤 힘든 하루를 보내고 왔는데, 퇴근하자마자 나도 아기에게 지쳐서 얼른 애를 넘겨주니까 집에 와서도 쉬지 못하는 상황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나도 많이 미안했다. 수요일 아침마다 지역 도서관에서 아기들을 상대로 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가고 싶긴 한데 아직 날씨가 추워서 보류한 상태였다. 사실 그런 데 가면 뭐가 좋아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비슷한 나이대의 다른 아기들 보고, 그 부모들과 만나면서 뭔가 유대감은 생기지 않을까. 물론, 균 옮아서 아프게 될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그건 나중에 학교 가도 마찬가지고.

아무튼, 냥이들이라도 가끔 아기의 주의를 돌려주는 게 고맙다. 공을 굴리면 냥이가 축구하듯이 같이 놀기도 한다.

여전히 길 생각은 안 하고 가끔 배밀이를 해도 뒤로 밀린다. 크립에 넣어주면 난간을 잡고 거의 일어선다. 어제 KG가 와서 봐줬는데 (나는 꿀같은 낮잠을 잤다!), 거실의 서랍장을 눈여겨보더란다. 아직까진 서랍을 뺄 힘은 못 되지만 슬슬 proof하긴 해야 되겠다.

대변은 여전히 며칠에 한 번씩 보는데, 매우 되직해졌고 냄새도 어른 똥 냄새에 좀 더 가까워졌다. 여전히 젖 위주로 먹고 있지만 가끔 우리 먹는 거 조금 떼어 주고 그런다. 좀 더 본격적으로 음식을 먹이긴 해야 할 텐데 내가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있다. 한 번은 삶은 당근이랑 완두콩을 제 의자 트레이에 줬더니 먹지는 않고 다 바닥으로 던져버리더라. 오늘 저녁은 소혀 따꼬인데 양념하기 전에 좀 떼어뒀다 줘봐야지.

하도 자폐증 스펙트럼 있는 아이들 얘기를 인터넷에서 많이 봐서 얘도 그런 거 아닐까 하는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뭐 그렇더래도 어쩌겠어. 그저 최선을 다해 키우는 수밖에.

그래도 어제 KG가 왔을 때 마치 대화하는 것처럼 옹알이를 해서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일단 제 친할아버지를 닮아서 말은 많을 것 같다.

OnDemandKorea에 한국 어린이 프로도 있더라. 뽀로로는 없지만 일단 라바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보여줘야지. 언어 습득에는 해당 언어로 된 콘텐츠에 꽂혀서 스스로 덕질을 하게 만드는 게 최고라고 생각한다. 뭐 순전히 내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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