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인가 아들내미

날씨가 갑자기 싸늘해지더니만
반팔 원지 입은 채로 자고 이불 덮는 건 거부하는 아들램
열이 나고 콧물 줄줄 흘렀다.
밤에 자다가도 쉽게 짜증을 내고 울다 토하고
낮에도 그러고
식욕은 더 없어지고

그래서 간만에 다시 모트린이랑 타이레놀 번갈아가며 주었다.

이빨 닦아주면서 보니까 최소한 한쪽에 송곳니랑 그 옆의 작은어금니가 올라오는 게 보였다. 이도 나는거였구나.

애가 열도 나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코가 막혀서 젖도 잘 못 물고 잠도 잘 못 자니까 지켜보는 것도 안쓰럽고 밤에 우리도 못 자니까 힘들고...

다행히 사흘쯤 되니까 열은 떨어졌다. 콧물은 아직도 나지만.
입맛도 돌아왔는지 점심이랑 저녁은 제법 많이 먹었다.
아직도 걸핏하면 울다가 토하지만...



저 토마토 두 입만 먹고 버리더라. 괜히 기대에 부풀었다가...

시부모님은 드디어 가셨다. 시원섭섭하다.
이제 내년까지 안 봐도 된다!

가시기 전에 어느 날 아침 일찍 시어머니랑 같이 집 근처 자연센터에 갔더니 운 좋게 페렛 밥 주는 걸 봤다.


쟤가 두 번이나 멸종 위기에 있었던 종인데, 어딘가에서 콜로니가 발견되어 번식시켰고, 자연 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한 페렛 “학교”가 있는데, 얘는 거기서 낙제해서 브리딩 프로그램에 갔는데, 거기서도 결과가 신통치 않아서 우리 동네로 오게 되었다더라.
그물공에 죽은 작은 쥐 세 마리를 넣어줬는데 굉장히 오래 빨빨거려서야 세 마리를 꺼내서 터널로 가져가더라.

다른 페렛은 우리를 청소하는 동안 다른 방으로 옮기게 되어 그 사이에 아들내미가 만져도 보고, 페렛이 아들내미 손도 핥기도 했다.



저 곰돌이 스웨터는 애 태어나기 전 크리스마스 때 사촌동생이 방문하면서 선물로 준 것인데 이제야 입혔다! 갑자기 날이 추워지니까 부랴부랴 긴팔 긴바지 겉옷을 주섬주섬.
여름 동안 사이즈 5짜리 샌들을 신겼는데 이제 약간 큰 감이 있긴 해도 사이즈 6짜리 운동화를 양말과 함께 신긴다.

15개월 검진에서 의사가 애가 말도 늦고 걸음도 늦으니 early intervention 알아보라며 연락처를 줬는데, 남편은 굳이 그럴 게 뭐 있냐고, 그냥 우리가 좀 더 신경 쓰자고 한다.
푸시를 하시던 시어머니가 가셨으니 이제 나랑 남편의 몫인데.

말은 맘 (근데 이게 엄마인 나를 뜻하는 건지는 아직 난 확신 못하겠다)
댜댜 (이건 확실하게 아빠다)
Up (여러 상황에서 써서 꼭 위라는 뜻만으로 흐지는 않는 것 같다)
Uh-oh (이것도 사실 아무 상황에서나...)
이렇게 네 단어(?)만 한다.

한 번 들은 거로는 all gone이나 book 정도가 있기는 한데.

남편이, 바이링구얼로 키워서 말 늦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그렇다고 하기엔 한국어는 하나도 안 하잖아. ...이제 시부모님 가셨으니 내가 한국어로 꾸준히 말을 해야지.

그동안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해밍턴 가족을 종종 찾아봤는데, 이젠 나은이라는 아이도 찾아볼 생각이다. 어쩜 언어 조합이 우리 집이랑 비슷해! 난 독일어는 포기지만...

걷는 건 자기가 다른 데 정신 팔리면 한두 걸음 정도는 걷는다. 무서워해서 그렇지...

요즘 아기 얼굴을 보면 엄마 얼굴이랑 비슷한 부분이 보인다. 그건 나를 닮았다는 거겠지만 내 눈에는 내가 아니라 내 엄마로 보여서 기분이 묘하다.

내 아들이다.
내가 엄마다.

덧글

  • 2018/10/09 00:55 #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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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12 00:04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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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08 23:24 #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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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12 00:05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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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12 04:1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10/13 12:3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10/13 23:17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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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14 07:36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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