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고 부르는 소리에 질리다 아들내미

사실 ‘엄마’가 아니라 ‘마마’라고 부른다.
아무튼. 폭풍 같던 주말이 끝나고, 다시 남편은 출근하고 나는 집에서 아들내미를 보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아들내미는 더 보채고, 더 안아달라고 하고, 더 ‘마마’ 소리를 입에 달고 있다. 마마, 마마, 마마, 마마, 마마, 마마, 마마, 마마... 지겹지도 않은가보다.
나랑 같이 자다가 자기가 먼저 깨면 나도 일어나라고 마마, 업!
자기 의자에서 밥 먹다가도 나보고 무릎에 앉혀서 먹여달라고 마마, 업!
거실에서 놀다가도 나보고 안아달라고 마마, 업!
그러다 밖에 나가서 놀자고 마마, 고!
그리고 밖에 나가면 자기가 걸을 수 있으면서도 나보고 안아달라고 마마, 업!
언제 어디서나 마마, 마마!

월요일엔 그 소리에 완전히 질려버려서 남편이 퇴근하자마자 나는 안방에 들어가 이불 뒤집어쓰고 누웠다.
나한테 자꾸 달라붙는 게 그렇게 싫더라.

물론, 좀 진정이 된 뒤에는 죄책감이 밀려왔다. 내가 무책임한 엄마인 것 같고, 이럴 거면 왜 낳았나, 나는 엄마가 될 자격도 없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옛날의 나였다면 여기서 우울증이 도졌을 테지만...
한창 강의 중이고 번역 일도 하고 있는 와중에 애까지 보면서 거기 잠식될 틈이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이랄까.
...뭐 이것도 우울증이 정말 심각했으면 그냥 다 놓아버리고 무책임하게 도망쳤을 테지만. 학교 일은 정말 그랬던 적이 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우울해지니 다시 덮어두자.

아무튼. 내가 너무 오냐오냐하면서 키운 것일까. 이제 와서 안 안아주면 그렇게 서럽게 울어제끼는데. 이걸 어떻게 안 안아주고 달래지.
무거워서 이젠 안고 다니기도 힘든데.

그저 시간이 지나면 달라지갰거니 기다리고 있다.

다행히 내 상태는 월요일에만 심했고,
그 뒤로는 더 열심히 주의를 돌려주고 있다.
요즘은 삶은 계란의 껍질을 까는 데 맛들렸다.
다 까고 나서는 흰자만 아주 조금 먹고는 만다만.



말문이 트이면 그때 가서는 또 다른 일로 골치아프겠지. 하지만 지금은 ‘마마, 업’ 말고 다른 말을 좀 들었으면 좋갰다.

덧글

  • 2019/04/04 15:5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9/04/06 13:4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9/04/04 16:0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9/04/06 13:4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라비안로즈 2019/04/06 15:09 # 답글

    36개월까지 재애착기라고 엄청나게 들러붙는 시기가 온다고 하더라구요. 첫째는 둘째 임신중이라 못해줬는데 정말 36개월? 40개월 지나니 이젠 거의 안들러붙고.. 지금 둘째가 그 시기인데.. 엄청나게 들러붙네요 .. 허허허허 ㅜㅜ 진짜 그 단어가 지겹지요 .. 그만좀 불러!! 라고 저도 소리지른적 있네요...;;
  • Semilla 2019/04/07 09:52 #

    원래 이런 시기인 거군요! 그럼 제가 너무 오냐오냐해서 그런 건 아니니까 다행이네요. 선배님의 경험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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