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치즈 와플 - 이제 전은 무조건 와플 기계로! Essen

keto 계를 덮친 chaffle 웨이브에 우리도 동참했다. 결혼하고 첫 크리스마스에 (즉 거의 13년 전에) 시외할머니께 선물로 받았던 와플기계를 몇 년만에 꺼냈다. 당시 나는 동그란 와플 기계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손바닥 만한 직사각형 네 개를 한꺼번에 만드는 가족용 와플 기계라 실망했었다.

원래 한국에 있을 때 친가에 갈 때마다 전철역과 친가 사이 어딘가에 와플 가판대가 있었고, 500원 내면 동그란 와플에 하얀 무언가 (지금 생각하면 스위트 버터 같은 게 아닌가 싶다)를 발라 반을 접어 주먼 그걸 다시 반으로 나눠 나랑 동생이라 나눠 먹었던 것이 아직 그리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와플 기계는 가끔 주말 아침에 꺼내서 와플 만들어 먹는 데 쓰긴 했지만 그리 자주 쓰지는 않았다. 몇 년 전 저탄고지식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타는 완전히 봉인됐다. 저탄 와플 레시피가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와플기 꺼내기 귀찮아서... 저탄 팬케이크는 종종 만들었지만 와플은 시도도 안 했다.

그런데 저탄고지식 하는 사람들 사이에 chaffle (cheese + waffle) 열풍이 불면서 아예 r/chaffle도 생기고 매일 올라오는 사진에 나도 혹해서 드디어 와플기를 다시 꺼냈다. 일단 초코 와플을 만들어봤다. 매우 만족스러웠다.

한편, 와플기계는 내 마음에 안 들었다. 일단, 뚜껑 부분에 가열 중일 때 주황 불, 가열 다 되면 초록 불이 들어오는데, 초록 불의 뚜껑이 없어졌더라. 와플 플레이트가 일체형이라 씻을 때 그 구멍으로 물이 들어갈 게 염려되었다. 일체형이기에 씻을 때 기계 전체를 들고 씻어야 하는 것도 마음에 인 들었다. 그냥 천만으로 닦는 건 찝찝하고.

그래서 아마존에서 플레이트가 분리되는 와플 기계를 샀다. 그때 마침 40%쯤 세일하더라. 한창 chaffle붐으로 와플 기계가 잘 팔리고 있어서 그랬는지도.

가장 기본적인, 치즈(우리 집은 모짜렐라를 쓰다가 다 먹고 지금은 체다 믹스를 쓰기 시작했는데, 다시 모짜렐라를 대량으로 사놓을 생각이다.) 깔고 그 위에 계란물 붓고 다시 치즈 깔아 덮는 채플을 만들어 햄 끼워 샌드위치 만들어먹다가, 재료 놓고 에어프라이어에 돌려서 토스트까지 하면서 먹기 시작했다. 올리브까지 사서 피자 먹는 느낌도 내고.

계란 하나 shredded 치즈 반 컵이 직사각형 두 개를 커버해서 우린 한 번 할 때 계란 두 개 치즈 한 컵 쓴다. 계란을 싫어하는 아들내미는 안 좋아해서 그냥 우리 먹을 분량이 딱 된다.

그러다 문득, 전을 이렇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탄고지 팬케이크 레시피를 응용해 김치전에 도전한 적이 있는데, 팬케이크처럼 폭신해서 식감이 마음에 안 들었다. 나는 바삭한 전을 좋아하는데! 진짜 팬케이크는 안 좋아하는 아들내미는 잘 먹었지만.

그래서 생각난 김에 시도해 봤다. 계란 두 개 풀고, 김치 네 쪽 잘게 찢어 넣고, 아몬드 가루 세 큰술, 치즈 한 컵 조금 못 되게 넣어 섞어서.



모양은 별로 전같지 않지만 맛은 대성공이었다. 벨기에 와플기라 두꺼워서 폭신한 감이 없진 않지만 겉은 바삭하니까! 아예 전 부치는 용으로 작은 얇은 와플기를 찾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음에는 주키니랑 양파를 채썰어서 만들어볼 생각이다. 오오 이제 다시 전 비슷한 음식을 먹을 수 있구나!

덧글

  • 베이글 2019/09/17 19:24 # 답글

    한국의 키토 인터넷 카페에서도 차플이 요새 붐이에요! ㅎㅎ 저는 요리 싫어하고 살림이 별로 없어서 차플은 아직 안/못 만들어봤어요!
  • Semilla 2019/09/18 00:49 #

    그렇군요! 역시 돌고 도는 인터넷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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