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면 말한다 아들내미

유튜브의 고양이 채널 수리노을이네에서
노을이가 나오면 노으리, 노으리 하길래 처음에 듣기만 했을 땐 자기 한글 이름(누리)을 말하나 하고 설렜는데 그게 아니라 아빠냥이를 알아보고 부르는 거였다. 그 외에도 수리도 알아보더라. 그런데 오늘 보니 이즈를 이쯔라고 발음하면서 제일 좋아하는 거였다. 스케치북에 종종 비행기나 자동차를 그려달라고 하는데, 오늘은 이쯔를 그려달라고 떼를 쓰더라. 하긴 이즈가 좀 곰살맞긴 해. 우리 집 케일리랑 성격도 비슷한 것 같고.

수리랑 비슷하게 생긴 소울이와 라온이도 알아보는진 모르겠다. 라온이 나왔을 때 좀 얼버무린 발음으로 이름을 말하는 것 같긴 했는데.

한편. 좋아하는 것이라면 아무리 발음이 복잡해도 정확하게 발음하더라. 바로 초콜릿. 남편 동료가 네덜란드에서 선물로 가져온 고급 초콜릿이 있는데, 우린 한입씩 맛만 보고 나머진 조금씩 잘라서 아들내미 입으로 들어가고 있다. 요즘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런지 데이케어 안 간다고 떼를 쓴다거나 할 때 뇌물로 쓴다.

그 외에 갑자기 포도 타령을 해서 포도를 사줬더니 그걸 폭풍흡입하고, 마트 갔다가 딸기를 고르길래 사와서 집에서 씻어서 잘라주니 역시 순식간에 먹어치우더라.

우유를 마시다가 갑자기 straw를 달라고 하길래 주니까 바닥에 남은 거 빨아마시더라. 빨대의 기능을 이용할줄 아는구나!

바이타믹스를 두드리며 아이스크림 타령하는 것도 며칠 무시했는데 오늘 드디어 해주니까 기뻐하면서 good!이라고 외쳤다.

한편, 닭고기도 이젠 치킨이라고 부르며 요구한다. 어제는 냉동 치킨 텐더를 줬더니 잘 먹었고, 오늘은 치킨 본 타령하길래 닭날개를 말하나 싶어 사왔더니 만족스러운 얼굴로 뜯더라.

김치찌개 끓일 때 돼지고기 일부를 한입 크기로 잘라 소금후추 마요네즈 범벅한 뒤 에어프라이어에 구워서 줬더니 (이렇게 하면 아주 얇은 튀김옷처럼 된다. 파마산 치즈가루도 추가하면 더 튀김옷처럼 된다) 이것도 치킨이라 부르며 먹더라. 닭똥집도 이렇게 튀겨줬더니 진짜 잘 먹었다.

한편, 아직 못 알아듣는 말도 많다. 호에트가 hold를 뜻하며, 자기가 들겠다는 뜻이라는 것도 최근에야 알았다. 처음엠 hurt인줄 알고 아프다는 소린줄 알았다. 한동안 우리를 괴롭히던 gart는 자음이 뒤바뀐 dark인 것 같다. 아직도 scoop 등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데 반복되는 utterance가 많다.

한편. 나는 한국말이 요상해지고 있다. 아침에 애가 깨서 울면 주섬주섬 옷 입으면서 금방 간다고 말하는데, 영어로는 “Mommy’s coming”인 것을 한국어도 직역해서 “엄마 와” 이러고 있다가 위화감이 들었다. “엄마 갈게” 라고 해야지. 전에 스페인어도 이런 식으로 ir 써야 할 때 venir 써서 미쿡인 취급 받았는데 이젠 한국어도... 뭐, 곧 엄마가 오시니까 내 한국어도 다시 activation threshold를 낮출 수 있겠지.

사실 남동생 여친과 그 언니랑 카톡에서 대화를 좀 했는데, 내가 미국식 휴머를 섞어서 말해서 분위기가 쎄해진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뭔가 시비 거는 것처람 보였을 수도 있는 듯. 근데 전에 한국 갔을 때 중고등학교 친구들이 얘기해줬듯이, 난 한국에서 살 때도 그런 거 감 없었어...

그 고등학교 친구 하나가 오늘 유도분만을 한다더라. 부디 나처럼 생고생하다가 응급제왕하지 말고 지금쯤이면 무사히 순산했기를.

다른 친구 하나는 곧 결혼한다. 전에 우리가 무한도전 좋아한다니까 굿즈 보내주고, 한국에 가니까 경복궁 같이 가준 친구다. 약소하나마 선물을 부쳤다. 배송비가 선물값과 맞먹더라... 그 친구도 얼른 아이 갖고 싶어 하던데. 부디 모두 순탄하게 이뤄지길.

아무튼. 아들내미의 말은 늘고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 위주로.





덧글

  • 밥과술 2019/11/02 13:33 # 답글

    이제 한 일년 있으면 간장공장공장장변호맡은김앤장도 술술하겠네요

    는, 물론 농담이고요. 쑥쑥 커가면서 말배우는게 보기에도 재밌네요. 이렇게 관찰하고 적어놓으시면 정말 좋은 기록이 될겁니다.
  • Semilla 2019/11/04 02:59 #

    간장공장장은 알았는데 김앤장이라니 요즘은 그렇게 업데이트된 건가요!

    사실 더 자주 기록해야 하는데 조금씩밖에 못 하고 있어서 안타까워요.
  • 밥과술 2019/11/05 18:44 #

    제가 그냥 즉흥적으로 만들어본 겁니다. 간장공장공장장 변호맡은김앤장 7자씩으로 라임을 맞는것 같아서...

    의무로 생각마시고 틈날때마다 적으시면 어쨌거나 뒷날 좋은 자료가 될겁니다.
  • 신사멍멍이 2019/11/12 23:44 # 답글

    저희애는 유투브를 너무봐서 그런지 영어랑 한국말을 엄청 섞어쓰고있어요...
    뭐 영어도 영어나름이지....

    아빠 코코 NO에요 (아빠 자지 말아요)


    이런식으로;;; 윽...

    본인이 좋아하는거 먼저 배우는것같아요
    저희 아이는 초콜렛을 좋아하는데 코코라고 하더라구요 (요구르트는 티티, 아이스크림은 아키)

    발음이 귀여워서 지금은 저희집 모두가 공식적인 표준어로 인정하고 사용중입니다.
    (예 : 여보 이번에 이벤트 당첨돼서 아키 파인트기프티콘 받았어요...)
  • Semilla 2019/11/13 00:07 #

    아 그렇군요! 유튜브에서 보는 영상에서 영어를 섞어 쓰나요? 아니면 유튜브에선 영어 영상은 영어만 한국어 영상은 한국어만 나오는데 실생활에서 본인이 섞어쓰는 건가요?
  • Semilla 2019/11/13 00:07 #

    아 그렇군요! 유튜브에서 보는 영상에서 영어를 섞어 쓰나요? 아니면 유튜브에선 영어 영상은 영어만 한국어 영상은 한국어만 나오는데 실생활에서 본인이 섞어쓰는 건가요?
  • 신사멍멍이 2019/11/13 00:18 #

    그냥 영어채널을봅니다..... 덕분에 가나다보다 ABC 대문자소문자를 먼저외웠어요..
  • Semilla 2019/11/13 00:20 #

    그렇군요! 저희 집은 기역니은디귿이 너무 어려워서 한글은 아직 가르칠 엄두도 못 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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