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이 날로 더해간다 아들내미

아들내미의 데이케어는 이 지역 공립교육구의 일정에 따라 학교가 쉬면 데이케어도 쉰다. 이번 주는 학부모 교사 면담회 때문에 목금이 학교 쉬는 날이었고, 대신 시간을 정해 교사와 만나 아이에 대해 얘기하는 거였다. 나는 목요일 아침이면 원래 가는 도서관의 토들러 스토리 타임 전 시간으로 잡았다. 이거 끝나고 바로 도서관 가게.

애들은 미술실에서 봐준다 하여 일단 아들내미를 그리로 데려갔다. 애가 나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걸 거기 있던 교사가 공으로 살살 주의를 돌려줘서 얼른 빠져나왔다.

아들내미는 가끔 기저귀 갈아줄 때 scared라고 하는 거 외엔 다 잘하고 있댄다. 집에선 옷 입힐 때도 scared. 밥 줄 때도 scared. 그냥 싫다는 표현을 그렇게 하는 것 같다고 나는 설명했다.

나는 아들내미가 집에선 별로 먹는 게 없는데 데이케어에선 스낵을 잘 먹냐고 물었다. 거의 다 주는 대로 잘 먹는단다. ...뭐, 집에서도 아침은 거의 거르고 나오니 여기서 간식 줄 때쯤이면 배가 고파서 잘 받아먹는 걸 수도.

한동안 아침에 그래도 요거트는 마셨는데 요즘은 요거트도 거의 안 먹는다. 바나나 우유는 아직 마신다. 그냥 우유도 마신다!

다른 애들한테 공격적으로 대하지는 않느냐 물었더니 전혀 안 그렇댄다. 집에서는 마구 발광할 때가 가끔 있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밖에선 안 그러나 보다.

교사 한 명이 내가 아들내미에게 스페인어하는 걸 봤다면서 자기도 남편이 파라과이 출신이라 애들이 스페인어를 한다고 하더라. 전혀 몰랐다. 중남미 사람들 은근히 있구나.
사실 아들내미에게 스페인어보단 한국어를 더 많이 하는데 (같은 반에 다른 한국인 친구가 있어서 그 애한테도 한국어로 인사하고 그 애 부모/할머니와 한국어로 대화하고) 그보다 스페인어가 더 눈에 띄었나...; 자기도 아는 것이라 귀에 들어온 거겠지.

암튼 그렇게 십 분 남짓 면담하고 끝나서 다시 미술실 가니까 아들내미가 보고 해맑게 웃으며 달려와 나를 껴안고는... 세상에! 보고 싶었다고 미쓰유 하는 게 아닌가! 이건 처음이야!

살짝 감동하긴 했는데 한편으로는 겨우 십 분 떨어져 있었는데 이러는 게 좀 웃긴 느낌이 들더라. 뭐 애한테는 그게 “고작 “ 십 분이 아니었겠지.

요즘 집에선 드디어 트랜스포머를 자동차로만 가지고 놀지 않고 변신하는 데 맛들렸다. 작은 레스큐봇은 자기가 능숙하게 로봇과 차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데, 큼지막한 옵티머스 프라임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나나 (퇴근 후) 남편에게 트럭으로, 로봇으로, 변신시켜 달라고 조른다. 슬슬 스스로 하게 유도하고는 있는데 솔직히 다리 부분은 얘가 하기엔 아직 힘이 모자란 듯.

나도 어렸을 때 트랜스포머에 관심은 있었는데 접할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남편과 아들 덕에 지금 원없이 변신시키고 있네.
그동안 남편이 트랜스포머 살 때마다 나 눈치봤는데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해줘도 여전히 그런다) 이젠 아예 내가 더 적극적으로 아들내미한테 다이노봇 사주고 싶다. 워낙 공룡을 좋아하니. 혀짧은 소리로 “다이노숴~ 테스폼(공룡 변신)!” 하는 거 들으면 정말 심쿵하게 귀여워서 어쩔줄 모르겠다니까.

한편. 난 원래 집에서 지낼 때 옷을 잘 안 챙겨 입었는데 이젠 아들내미가 옷 입으라고 잔소리해서 꼭 입어야 한다. 그래도 잠옷 외출복 구분은 아직 못해서 다행...;
안경도 얘가 자꾸 건드려서 (꼭 껴안을 때 머리에 부딪친다거나 아예 손을 댄다거나) 비뚤어져 자주 안경점에 가서 고쳐오는데, 고치기 전에 심하면 어지러워서 벗어놓고 있으면 쓰라고 막 뭐라 한다. 어제는 그러다가 자기 얼굴에 씌웠는데... 오우야, 얘 언젠가 해리포터 코스프레 시켜도 아주 귀엽겠어! (물론 해리 포터를 사탄의 작품 취급하는 시부모님은 싫어하시겠지만...)

한편, 반대로 안 쓰거나 안 입던 옷가지를 집 안에서 착용하고 있는 것도 싫어한다. 자기만이 아니라 나까지. 모자나 목도리, 가디건이나 후디 등. 요즘 추워져서 집에서도 스웨터 가디건을 챙겨입는데 처음엔 아들내미가 마구 벗으라고 소매 붙잡고 늘어졌다.

아무튼. 너무 귀여워서 지금도 장난감 넘쳐나는데 더 사주고 싶고, 암만 저지레해도 다 체념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도 안경은 오래도록 안 썼으면 좋겠다.







덧글

  • 나녹 2019/11/09 04:51 # 답글

    해리 포터는 사탄의 작품...할로윈은 이교도들의 축제라며 보이콧 하던 예전 직장동료가 생각납니다.
  • Semilla 2019/11/09 04:54 #

    그런 사람들 있지요... 제 친구 중에는 부모님이 크리스마스도 이교에서 파생된 거라며 보이콧하는 집도 있었어요.
  • 밥과술 2019/11/11 00:05 # 답글

    셔츠가 상어네요. 아기상어 뚜르뚜뚜르...
  • Semilla 2019/11/11 14:29 #

    셔츠에 있는 게 그 상어는 아니지만 그 노래를 좋아하긴 해요!
  • 총총 2019/11/11 04:32 # 답글

    밸리 타고 우연히 왔어요. 저도 미국에서 애키우며 비슷한 점이 많아서 계속 글을 읽게 되네요. 저희 아들도 트랜스포머 레스큐봇 좋아한답니다. 반가워요!
  • Semilla 2019/11/11 14:29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라비안로즈 2019/11/12 21:17 # 답글

    아들은... 다 변신자동차 좋아하나봐요.
  • Semilla 2019/11/13 00:05 #

    멋지잖아요! 저도 좋아하는걸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